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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소희는 동산여중에서 정말 좋은 것을 배웠구나

소희야, 어제는 꿈과 끼를 마음껏 발산한 축제였지? 넌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궁금하구나! 오늘은 절기상 입동으로 아침이 조금 쌀쌀하다. 이런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에 유의하기 바란다. 이번 10월 24일부터 3일간 경기도 연천에서 열린 2014 전국스포츠클럽 연식야구대회에서 우리 학교 팀이 준우승을 한 것을 우리학교 모든 선생님들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 창단하여 3개월 된 팀이 전남도 대표가 되어 전국대회에 나가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른도 상을 받으면 좋아하는데 너희들은 얼마나 기쁘겠니?

사람은 누구나 여행을 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경기도 끝의 연천에 간 것과 마찬가지로 연식야구를 경험하게 되는 새로운 체험여행이다. 마음과 눈을 열고 전진하는 사람,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하여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나가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발견이 기다린다.

교장 선생님도 이번 너희들 시합을 격려하러 연천에 가서 처음으로 연식야구가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단다. 그 정도로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는 연식야구는 알려지지 않은 종목이라 생각한다. 이같은 종목에 우리학교 학생들이 참여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김효신 선생님의 어느 누구보다 앞선 정보 제공이 있었고, 너희들에게 스포츠를 통하여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주겠다는 선생님의 열정 덕분이라 생각한다. 또 이런 제안을 받아준 너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평상시에 우리는 항상 자기가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동굴' 속에서 살고 있다. 이 이론은 오래전 철학자 플라톤이 설명한 것이다. 그는 참된 실재 세계와 현상 세계를 동굴 밖의 세계와 동굴 안의 세계로 비유하여 설명한다. 또한, 소크라테스는 동굴 안 세계로부터 동굴 밖 세계로 나가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세상 밖으로 나아가길 주저한다. 마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그래서 우리에게는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하는 안내자가 필요하다. 또 안내자가 없으면 좋은 여행 안내서를 찾아서 숙지해야 한다.

이처럼 동굴 밖 여행을 할 때 누군가가 필요하다. 때때로 그는 우리를 억지로 험하고 가파른 오르막길로 끌고 올라간다. 그 누군가는 이 동굴 밖 세상을 알게 하는 사람은 먼저 태어난 부모님이거나 소크라테스 같은 선생님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교육이란 누군가에게 지식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태양에 익숙해지듯이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자신의 삶 전체가 참된 진리로 향하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뭏든 자의든 타의든 이번 대회에 참가한 넌 전에 경험하지 못한 연식야구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고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다.

소희는 동산여중에 와서 정말 좋은 것을 배웠구나. 초등학교 때는 체육에 관한 모든 것에 의욕이 없었고 잘 하지 못했다고 했지? 그런데 중학교에 와서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라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는구나. 그만큼 학교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위하여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는가에 따라 학생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우리학교에서 의욕이 없다면 학교는 실패한 것이지만 평상시 우리 학생들의 체육 수업하는 모습을 관찰하여 보면서 그런 학생들은 거의 하지 않았다.

학교에는 각기 개성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스포츠에서 나 하나가 어떤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가에 따라 팀의 성패가 갈라지듯 학교라는 단체생활에서 너처럼 자신의 한 사람이 소중함을 발견한다면 학교는 질서가 잘 잡히고 더 좋은 배움의 공동체가 될 것이다.

우리 학교 선수들은 3개월이라는 정말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몸으로.. 이것이 진정한 체험학습이다. 운동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넓은 세계를 보게 될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시간 여행자이다. 앞으로 더 넓은 세계가 네 앞에 놓여 있다. 머뭇거리지도 말고 망설이지도 말고 가기 바란다. 네가 공부하면서 가는 길은 절대로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 길을 알기 위해서는 플라톤이 원저자이고 이한규가 쓴 '청소년을 위한 스크라테스와의 대화' 국가편(152-171)을 꼭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중학교 때 이같은 책을 읽어 이해가 된다면 예전과는 아주 다른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같은 모험이 바로 너의 삶을 풍부하게 하며 너의 미래를 이끌어 갈 것이다. 그래서 운동도 잘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한 너희들이 장래에 리더가 되어 이 나라를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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