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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편리한 디지털 시대, 깊이 생각할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모든 것들을 단번에 처리할 수 있는 편리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반면 디지털 시대는 우리의 집중력을 감소시키고 사고력과 결정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로 나오고 있다. 디지털 기기 일상적 활용은 우리를 산만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로 내몬다. 또한,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온갖 종류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우리가 굳이 노력을 기울여 뭔가를 배울 필요가 있겠는가?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더우기 어린 학생들은 자신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이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깊이 사고하지 않은 채 하루 종일 디지털 기기만 들여다 보고 있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의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는 독서에도 온라인 읽기와 종이책 읽기는 완전히 다른 경험으로 남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온라인에서는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가능한 빨리 정보나 ‘가치’를 찾아내려 한다. 이와 달리 오프라인에서는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 결과 상상력이 더 많이 발휘된다고 볼 수 있다. 시간이 촉박할 때는 감정 이입과 분명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온라인에서는 지속적으로 다른 정보로 연결된 하이퍼링크의 유혹을 받지만 종이 위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중간에 인터넷과 지속적으로 연결돼 있는 건 아닌 전자책이 있다. 다만 전자책 자체가 우리의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 같다.

아이들이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해서(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반드시 모든 것을 축약된 형태로 만들거나, 수업 시간에 졸지 않도록 대화 형식의 교수법과 시선을 사로잡을 요소를 첨가해 온라인에 오픈 소스 텍스트북을 올려놓아야 하는 걸까? 아이들이 집중력이 떨어지고 셰익스피어 같은 사람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서 학습을 좀 더 대화 형식으로(디즈니랜드처럼) 만드는 게 항상 정답은 아닐 것 같다. 아이들은 오히려 도전감이 없는 것에 쉽게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

인간의 두뇌와 사고는 상호 의존적이다.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비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더 똑똑한 컴퓨터들이 만들어지겠지만 그것들이 과연 우리 인간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을까?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기억은 미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의 두뇌는 좋고 나쁜 경험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 돼 있다. 만일 어떤 경험이 자주 반복되면 그것은 단기가 아닌 장기로 저장된다. 따라서 기술(업로드가 아닌 다운로드 기술)이나 약품 사용을 통해 인간의 뇌에 특정 기억 내지는 일반적인 감정을 직접 주입하겠다는 생각은 돈벌이가 될지는 몰라도 정작 그러한 세상이 온다면 매우 두려울 세계가 될 것이다.

여태껏 우리는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무언가를 생각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으로 간주된다면 어떻게 될까? 21세기에는 정신의 프라이버시가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 한다.  이미 우리는 누가 혹은 무엇이 자신의 두뇌를 엿볼 수 있게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기 시작했다. 사실 요즘 우리의 주요 걱정거리 중 하나가 과도하게 많은 이메일을 받는 것이라면 어떨까?

물론 여유를 갖고 생활하고 가끔 모든 것으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키는 것도 정신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그 밖에도 다른 좋은 방법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행복이다. 말도 안 되는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기분이 좋을 때 우리의 두뇌는 새로운 정보를 더 잘 받아들인다. 연구 결과 우리의 기분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최근 연구 결과들은 사람들이 밤에 6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면 낮에 기억 안정과 학습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또는 아예 안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잠을 조금이라도 덜 자면 낮에 기억한 것과 배운 것을 잃어버린다고 경고한다. 불행하게도 현재 어른이나 아이나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수면 시간이 예전보다 훨씬 짧아졌다고 한다. 다수 성인들은 권장 수면 시간인 8시간보다 훨씬 적은 6~7시간 정도를 자면서 버티고 있다. 해야 할 일은 많고, 항상 분주히 움직여야 하는 우리의 생활양식이 우리를 이렇게 내몰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식물과 같다고 여기면 사고방식이 바뀐다. 이런 은유를 쓰자면, 우리 인간은 전체적인 계획에 따라 준비된 토지 구획 내에 생각의 씨를 심는다. 그리고 생각에 물을 주고, 생각이 자라나는 것을 지켜본다. 그러나 정원 손질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듯 생각의 절반은 잘라져 나간다. 키워야 할 생각, 잘라야 할 생각을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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