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히토시 선생님, 일본의 봄방학 시기에 한일간의 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일부러 안중근 의사 순국일 맞춰 한·일을 오가며 공동수업을 하신 것에 경의를 표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안중근 의사는 개인 이토 히로부미가 아닌 침략 제국주의에 항거한 분이다. 저는 일본인이지만 안 의사를 존경하고 추모하며, 일본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쳤습니다.”라고 한국 학생들에게 자신있게 가르치신 모습에서 일본인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저도 안중근 의사야말로 가장 먼저 아시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을 가진 분이었음을 매우 늦게야 알게 되었답니다.
역사교사로 근무하다 이제 퇴직하여 쉬실 시간인데도 “안중근 의사는 14억 중국인들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낸 사람”이라면서 “처형당한 뤼순지역에서 한·중·일 공동은행과 공동화폐를 발행하자고 주창한 진취적인 평화운동가였다”고 설명하신 모습이 당당해 보입니다. 또 “일본에서도 안 의사에 대해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추모행사 인파도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여 주신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왜냐하면 한국인이 이와 같은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면 마치 친일파가 아닌가 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한국어를 배워 수업을 비교적 유창한 한국어로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주장하신 것을 보면 한국의 역사교사들이 해야할 내용을 해 주신데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학교를 찾은 것은 이번이 10번째였다니 역시 끈질기게 지속하는 근성이 일본인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선생님께서 제안하신 이야기가 한국 선생님과 의기투합해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참다운 역사교육을 하고 싶어 시작한 일이 10년이 됐다니 다른 선생님들이 이와 같은 선생님의 의지를 배워가기를 기대하여 봅니다. 이에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으며 1학년 소원희양은 “역사를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일본 선생님과 한국 선생님이 공동으로 수업을 진행하니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며 “안 의사 어머니가 쓴 편지와 단지동맹에 대해 들을 때 눈물이 날 뻔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역시 단순한 사실을 알려 시험만 통과하면 된다는 우리 아이들의 생각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 같습니다.
1학년 오미소양은 “일본인 간수 지바 도시치가 안 의사의 절개와 애국심에 반해 사형되지 않길 원했고 그의 자손들이 안 의사 유품을 가보로 간직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교과서에 없는 소중한 역사를 배울 수 있어 기뻤다”고 하는 것을 보고 역시 역사란 교과서만으로 하는 것은 너무 무미 건조하기에 선생님들의 역사교육 방법에 대한 변화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앞으로 올바른 역사 의식이 있는 한국, 일본의 교사들이 자국의 역사에만 묻히지 말고 하나의 세계, 아시아의 공동 평화와 발전을 위하여 공동 역사교육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장차 더 정확한 사료를 바탕으로 한 역사교육을 통해 어린 학생들이 세계의 평화를 만들어 내는 주인공으로 커가 수 있도록 남은 시간에 노력하여 주시길 거듭 부탁드립니다. 저도 기회가 된다면 선생님과 같은 분들과 만나 이같은 일에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아직은 작게 보일지 모르지만 작은 노력이 합해지면 큰 힘이 될 것이라 믿기에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됩니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이 잘 이뤄지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