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은 2010년 8월과 2011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한 대졸자 1만 8000여명을 대상으로 대학교육과 노동시장의 이행 관계 등을 조사한 `2011 대졸자직업이동경로` 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2월 27일 밝혔다.
이 가운데 특징적인 것은 대학 전공과 일치하는 직장에 취직한 대졸 취업자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 불일치 취업자의 소득은 전공에 맞는 취업자보다 월 평균 16만원 정도 적었다. 또한, 2011년 대졸 취업자의 48.2%는 `현재 직장에서 하는 일이 대학 전공과 맞다(전공일치)`고 응답했다. 22.9%는 보통을 선택했고 28.9%는 업무와 전공이 안 맞다고 답했다.
전공 계열별로는 의약계열과 교육계열에서 전공일치 취업이 각각 74.8%와 76.6%로 매우 높았고, 전공 불일치 취업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문계열(47.5%)이었다. 월 평균소득을 보면 전공불일치 취업자의 월 평균소득은 188만1000원으로 전공일치 취업자(204만원)보다 15만9000원 적었다.
한편, 2011년 대졸자 중 52.7%만 졸업 전에 취업 목표를 설정해 본 경험이 있었으며, 47.3%는 `취업 목표를 설정해본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 결과 서울에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한 성인이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현상은 자녀의 장래 성공 요인이 적성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 신장보다는 수능 성적 중심의 대학 진학 풍토에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한국만이 아닌 것 같다. 미국에서도 “대학이 내가 짊어지고 있는 이 빚만큼의 가치가 있는 걸까…. 솔직히 나는 얼른 대답을 못하겠습니다.” 라며 2012년 가우처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실업자다. 10만 달러의 부채가 있다는 사례를 윌리엄 J. 베넷‧데이비드 와일졸이 쓴 '대학은 가치가 있는가'라는 책에서 읽을 수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자기 자신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진로 선택보다는 학벌, 학점 등의 경쟁에서 뒤처지면 인생에서 낙오된 것 같은 분위기 때문일 수 있다. 우리 자녀들이 부모 앞에서 자신의 꿈을 확실히 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 어떨까? 매년 수능점수가 발표되면 학교 교실은 바로 군대사령부로 변한다. 소총수에 맞는 사람이 있고 포병에 맞는 사람이 있을 텐데 무조건 점수에 따라 전방인 서울로 가고 성적이 낮으면 후방인 지방에 배치된다. 수능시험이 배치고사인 셈이다. 적성은 고려하지 않고 점수에 맞게 대학·학과를 선택한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생활현장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행복의 기준도 일터를 기반으로 보자면 ‘적재적소’다. 모름지기 스승의 역할은 제자의 개성을 살려주고 덕성, 지성, 근성, 정성을 길러주는 일과 더불어 적성을 찾도록 돕는 데 모아져야 한다. “행복점수를 올리려면 중역이나 주역이 되는 게 아니라 현역이고 적역이어야 한다.” 고 열심히 가르치자.
이제 더 이상 스펙과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이 더 이상 헤매지 않도록 기회를 주자. 더 이상 미래에 헤매는 청년들을 줄이고자 한다면 중학교 단계에서부터 학부모, 교사, 학생 등 3자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학생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직업 세계를 연계한 진로지도로의 관점의 변화가 획기적으로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