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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건전지 아닌 발전기 같은 삶을 위하여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여러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있고, 힘이 빠져 더 이상 기대할 것 없는 냄새를 풍기는 사람도 있다. 인상만 보아도 금방 현재를 읽을 수 있다는 게 관상학의 기초이다.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이미지로 각인된다.

'넌 누구냐? '이는 영화 '올드보이'에 나오는 대사가 아니다. 필자가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 자주 던지는 질문 중 하나이다. 학생이니 당연히 명찰을 달고 있다. 그런데 그런 질문을 받으니 내놓는 답이 늘 그렇다. 1학년 0반 000이다. 회사원에게 물으면 “예. 00케미칼 황당해 팀장입니다.”일 것이다. 그런 대답을 들으려 묻는 것이 아니다. “글자는 읽을 줄 압니다. 명찰에 그렇게 쓰여 있네요. 그건 그렇고 당신은 누구인가?” 를 묻는 것이다. 근무처와 이름을 빼고 당신이 누군지를 어떻게 설명하겠는가?이다.

그런데 왜 세상의 모든 상사는 ‘전생의 철천지 원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까? 현대의 분업화된 업무의 통합이라는 기능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100명이 근무하는 조직을 다시 생각해보자. 그 조직 구성원 100명은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 그런데 그 ‘나름’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제각각이고 중구난방이라는 게 문제다. 생각도 100개이고 가치와 취향도 100개이고 판단 기준도 100개다. 이러한 상태를 하나로 만들지 못하면 드디어 배가 산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그냥 1+1이 아니라 그 합하는 과정이 합리적으로 시스템화돼야 더 큰 추가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조직원 개인이 가진 역량 수준도 중요하지만 ‘그 역량들을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통합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이라면 2등 인재들이 모여서 1등 인재가 모인 조직을 이길 수도 있다.

누군가가 ‘이것이 더 나은 길이다’고 말한다고 우르르 몰려가는 그런 변화는 곤란하다. 사회 명사나 세속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몇 마디 개선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자기 삶의 해답으로 삼는 것은 또 다른 내면의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대체로 그런 변화는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법용이거나 주장하는 그 사람에게만 맞는 것일 수 있다. 나에게 딱 맞는 변화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가 인터뷰에서 “경쟁자와 10퍼센트만 달라도 매출은 9배가 달라진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남들과 같아지려고 한다. 저 사람이 했으니 우리도 하자. 그래서는 차별점을 못 만드는 것이다.

때로는 현재의 삶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 이대로의 내 인생은 좀 질리지 않는가? 그렇다면 결심하는 단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결심은 필요 조건일 뿐이다. 내 삶 속 깊숙이 하나의 플랫폼을 설정하라. 그게 충분조건이 된다. 혹자들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 숨도 쉴 수 없는데 무슨 공부냐고. 그런 분들을 위해 미국의 유명한 부흥전도사였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한 이야기를 전해 드리고 싶다.

“내가 오늘 당장 해야 할 일은 눈앞에 펼쳐져 있는 숲의 엄청난 나무를 다 베는 것이다. 오늘 중에 다 해낼 수 있을지는 정말 의문이다. 너무 양이 많기 때문이다. 저걸 오늘 중에 다 베지 못하면 팀장에게 엄청나게 혼나게 생겼다. 더구나 나에게는 녹슨 도끼 한 자루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도끼날을 날카롭게 가는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아니면 나무 벨 시간도 부족한데 도끼날을 갈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투덜거리며 녹슨 도끼를 들고 나무를 찍어야 할까?”를 선택하는 길이다.

먼저 도끼를 갈아야 한다. 그리고 나무를 베기 시작해야 한다. 도끼날이 다시 무디어지면 또다시 시간을 내서 갈고 베어야 한다. 특히 오늘날같이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한 번 배워서 평생 써먹는 삶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우리는 건전지 같은 삶을 살지 말고 발전기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그나마 요즘 나오는 2차 전지는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예전의 건전지는 충전이 불가능하다. 한 번 구매한 후에 사용하면 할수록 보유한 에너지가 떨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방전이 되고 폐기물이 된다. 대학에서 공부한 것 하나로 평생을 써먹으려는 것은 건전지와 같은 인생이다. 건전지가 아닌 발전기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물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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