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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스포츠 통한 교육의 틀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오늘은 광양읍 5일장이다. 가끔 시장을 둘러보는 것은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일반 소시민들의 삶의 모습을 들여다 보면서 느끼는 재미가 솔솔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시장에 가서 느낀 것들이 오럽랩되기도 한다. 농촌에서 나온 갖가지 봄 나물을 파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의 모습도 생각나고 가까운 이웃집 아줌마들의 생활처럼 다가 온다. 미나리는 파는 할머니 앞에 갔더니 할머니 하신 말씀이 진즉 '오토바이라도 배울 것을!' 이라고 자신에게 이야기 하는 모습에서 얼마나 배움에 대한 갈망이 깊은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 땐가 자기 자신이 배우지 못함을 한탄하는 것은 배웠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에서 나온 반성이라 생각한다.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을 대표한 유중일호는 어이없는 1라운드 진출 탈락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고 야구에 기대를 거는 팬들도 많은 실망감을 느꼈으니 말이다. 공부면 공부, 야구면 야구 등 각 분야에서 경쟁이 심하기에 이기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배움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자기 개인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것들이 너무 많다. 지식의 문제도 그렇지만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토양이 필요하다. 최근 김인식 전 감독은 일본은 “한국 대표팀 수준의 팀을 네 개쯤은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 야구의 두꺼운 선수층을 칭찬했다. 일본 고교야구의 상징인 ‘고시엔’과 ‘오타니 신드롬’으로 상징되는 아마 야구의 활기는 강한 일본 야구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오오타니가 투수로 뛸지 야수로 뛸지, 아니면 투수와 야수를 겸할지는 야구계 초미의 관심사다.

이 어린 소년을 최고의 스타로 만든 건 식지 않는 일본의 고교야구 열기라 생각한다. 봄과 여름 두 차례 효고현 고시엔(甲子園) 구장에서 벌어지는 고교야구전국대회는 90년의 역사 속에도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고교야구는 전국 4200개 팀 17만 명의 선수가 32개교(봄), 49개교(여름)에만 주어지는 꿈의 무대 출전을 위해 투혼을 불사른다. 신문들은 대회가 열리기 훨씬 전부터 주목할 팀과 선수를 소개한다. 어느 학교가 이겼는지 못지않게 어느 학교 고적대가 응원을 잘했는지도 아저씨 팬들 사이에선 화제다. 팬들의 폭발적 환호 속에 우승을 차지한 학교의 명예는 하늘을 찌르지만, 오타니처럼 초반 탈락한 팀 선수에게도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

이에 비하여 우리 나라는 55개 팀에 등록 선수는 1700명 뿐이고 왕년의 인기를 잃어버린 지 오래인 우리 고교야구의 현실, 이런 토양에서 WBC우승만을 바라는 건 ‘공부는 안 해도 시험은 잘 치고 싶다’는 심보가 아닐까. 이제 먼 미래를 위하여 우리 사회도 영, 수만 강조하는 입시중심의 중심과 SKY대만을 노리는 전략이 아니라 스포츠를 통하여 인간사회에 필요한 공정성과 리더십, 정의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교육의 풍토를 변화시켜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뛰고 싶어한다. 이들에게 뛸 바탕을 마련해 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이제 교육당국은 학교스포츠 클럽 활성화를 통하여 학생들의 건강을 챙기고, 학교폭력을 완하시키는 측면에서도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고 나섰다. 준비가 부족한 학교현장에서 모든 것이 만족할 만한 환경은 아니지만, 학교와 지역사회 학부모가 함께 먼 장래를 바라보면서 교육의 틀을 재조직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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