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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독일이 왜 강한가?

그리스발 유럽 재정위기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 여파는 한국에도 밀려와 한국 경제도 저성장으로 이어져 갈수록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오직 독일만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니, 주위의 지인들이 독일의 강한 힘은 어디에 그 원천이 있는가 의문을 가지고 있는 현실이다. 필자는 20여년 전 유학시절 독일에서 근무하고 돌와와 대학에서 교편을 잡은 일본인 교수와 오랜 기간 동안 교분을 가진 적이 있다. 이분은 나와의 약속시간을 지키기 위하여 항상 5분 전에 유학생 회관에 도착하여 차 안에서 대기하다가 정확한 시간이 되면 나타타는 것을 습관으로 보여 주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시간 지키는 습관이 자기가 독일에서 생활하면서 몸에 배게 되었다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유난히 산책을 좋아한다. 산책은 이들의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다. 우리는 평생 엄격하고 규칙적인 산책 습관을 지킨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를 잘 알고 있다. 또한 하이데거, 야스퍼스 등 유난히 저명한 독일 철학자가 많다. 산책과 철학과 과학기술의 연계성을 찾을 수 있다. 과학이란 결국 자연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자연은 모든 것의 근본 바탕이다. 모든 것의 스승이기도 하다.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가까이 다가가서 함께 호흡하며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산책은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키고 사색의 여유를 주며 철학적 사고력을 강화시켜 관념의 합리성과 논리성을 갖추게 한다. 자연을 이해하는 능력은 결국 과학의 발전으로 연결된다. 고대의 피타고라스, 아리스토텔레스, 아르키메데스와 근대의 파스칼 등 위대한 철학자들은 모두 뛰어난 과학자였다. 칸트도 수학과 물리학에 심취해 첫 저서가 철학이 아닌 물리학에 관한 것이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학을 바탕으로 한 기술력은 자본주의 시대에 이르러 무한 경쟁력의 토대가 되었다. 끊임없이 “왜”라고 묻는 철학적 통찰을 모든 학문에 접목시켜 기술과 실제 응용분야의 기본을 강화했다. 이러한 사고의 틀을 정치·경제·사회·교육 등 국가운영체계에 도입해 시스템화에 성공한 것이 바로 독일의 힘이 아닐런지! 이러한 경험을 이웃 나라 일본이 받아들였다. 그래서 일본은 많은 부문에서 독일식을 계승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이 지금도 많이 남아 있다.

우리도 독일처럼 강하고 싶은가? 일본처럼 학문분야의 노벨상을 받는 사람들이 나오기를 원하는가? 이는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장기간의 축적 속에서 차근차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무작정 공부만 하라고 다그치지 말자. 세계 어디를 찾아봐도 우리 아이들처럼 밤 늦게까지 공부에 시달리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이 좋은 계절에 가을이 주는 의미를 조금이라도 깨닫게 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선 중간시간 걷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다 참여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도 한 번 되새겨 보자.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말로는 아이들의 정서교육은 중요하다고 하면서 진정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산책은커녕 빌딩 숲에 둘러싸여 오로지 아스팔트 길을 따라 학원만 오가는 우리 자녀의 정서를 다시금 돌아볼 때다. 모두가 바쁘게 사는 세상이지만 조그만 시간이라도 아이들과 동행하면서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아이들의 마음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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