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도처에서 학교교육의 위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학교에서 우선 순위로 삼고 있는 것은 '모든 학생들의 학업 성취'이다. 즉 학교에서 모든 행동의 결정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증진시키는데 얼마나 기여할 것인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사들의 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 개혁안들이 최근 들어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관련해 교사의 역할이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브리검 영 대학과 미시건 대학 공동 연구팀은 최근 노스캐롤라이나 주 출신 학생 130만 명의 성적 추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교사들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연구를 주도한 브리검 영 대학의 라스 레프그렌 교수(경제학)는 “실망스럽게도 교사들에 의해 향상된 학업 성취도가 오랜 기간 지속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레프그렌 교수팀은 이른바 ‘유능한 교사’들이 학업 성취도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예컨대 능력 있는 교사가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의 담임을 맡아, 성적을 전반적으로 크게 끌어 올렸다고 가정할 때, 이듬해인 5학년 때에도 그 같은 효과가 지속되는지를 관찰한 것이다.
실제 추적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업 성취도 향상 효과는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수학과 읽기를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읽기의 경우 1년이 지나면 유능한 교사로부터 받은 교육 효과의 87%가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학의 경우 조금 나은 편이기는 하지만 실력 있는 교사의 지도로 성취된 학업 능력 신장 부분 가운데 1년이 지나면 73% 정도가 소멸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요컨대 수학과 읽기 부문에서 잘 가르키는 교사의 지도로 실력이 일정 부분 향상됐더라도 그 효과가 두고 두고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궁극적인 학업 성취도 향상은 “학생 하기에 달려있다”는 속설을 뒷받침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이루도록 할 것인가가 핵심적인 과제이다. 문제는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변화가 빠른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학생 개개인이' 학습에 관한 인식, 태도의 형성'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되므로 학생 개개인이 이같은 항목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자기 평가를 높여 학습을 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교사의 주된 역할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 이르게 된다.
이제는 학습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였느냐 보다는 자기 목표를 가지고 얼마나 지속적으로 '자기 관리를 잘 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평생학습 시대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아이들이 달라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사의 지도 관점도 단기간의 성적을 주입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학습 태도가 몸에 습관화 되었는가를 중심으로 하는 변화를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