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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초 사태를 보며..."교원단체 교육의 장으로"


얼마 전 교장선생님이 신임 기간제 여교사에게 차심부름을 하게 했던 기사가 언론에 처음 보도되었을 때 아직도 학교사회에 그런 일이 있을까 하고 같은 교사로서 자괴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만약 일부 보도된 대로 '차심부름을 하지 않고 윗사람 말을 듣지 않으면 전교조'라고 비하했다면 교장, 교감 선생님이 잘못을 한 것이다. 수업하고 있는 교실에 불쑥 들어간 것도 오해를 살만했다. 기간제 교사가 자기가 당한 부당함을 인터넷에 올렸을 때 사람들이 한 번쯤은 같이 고민해보고 도움을 주려는 마음은 동병상련이어서 나무라거나 비난받을 것이 못된다.

그러나 전교조에서 자신들을 비하했다 하여 교장의 사과와 교육청의 진상을 요구한 것은 조금 지나쳤다. 일단 교사의 복직은 됐으니 앞으로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했어야 했는데 결국 지나친 요구로 인해 교장은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하고 말았다.

전교조가 지난번 광주교육감의 온당하지 못한 처신에 대해 교육감에게 각서와 반성문을 쓰게 해서 나라에 일대 파문을 일으킨 것이 얼마전의 일이다. 교육감이 인사정책에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한 지역의 교육을 대표하는 교육감이 한 교원단체로부터 그런 수모를 받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상식에서 벗어난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돌이켜 보건대 전교조가 오랜 기간동안 이 땅의 척박했던 교육환경을 바로잡기 위해 심신을 던져 헌신해온 것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으며, 이만큼이나마 학교사회가 민주적으로 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가치관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약간씩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은 변한다. 만약 변하지 않고 정체되어 있다면 썩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새 시대에 새로운 사고를 하지 않고 기존의 입장만 고수하려 한다면 우리사회가 전교조에 가졌던 우호적인 생각들은 퇴색되고 말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전교조가 발전한 만큼 그리고 성숙해진 만큼 다른 건설적인 대안이나 정책들을 통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산적해있는 교육의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아 주기를 바란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어쨌든 진실은 밝혀지게 마련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당사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또한 거시적인 측면에서 교육이 감당해야 할 몫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요즘 국민들은 분열로 점철된 교육현실에 아연실색하고 있다. 이런 때에 교원을 대표하는 각 교원단체가 서로가 상충된 문제점들을 대화로 풀려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자기 주장만을 되풀이한다면, 단순히 교사의 갈등에서 학생과 학부모들과의 갈등으로 비화될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철저한 외면을 받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또 이 시점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 있다. 교장선생님의 자살이 어린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문제다. 어린 학생들에게 자살로 생을 마감한 교장의 죽음을 어떻게 설명하고 교육해야 한단 말인가.

이제 다시는 학교에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교원단체들은 본연의 임무인 교육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오직 나라의 동량이 될 어린 학생들을 교육한다는 생각 외에는 다른 생각들은 접어두는 게 바람직하다. 앞으로 각 교육단체는 상호 협력하여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매진해야 하며, 교육부에서는 교사들이 교육활동 이외의 쓸데없는 잡무에 시달리지 않도록 현실에 적합한 정책들을 내놓아야 한다.

이미 깊게 패어버린 갈등의 골을 치유하는데 각 교원단체들이 힘을 모아 만신창이가 되고 갈래갈래 찢긴 교단을 제자리에 돌려놓는데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만이 수렁에 빠진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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