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청년세대가 분노하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펴면서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한 이들은 신자유주의 경제의 최대 피해자이다. 길거리로 나온 이들은 미래의 희망이기는커녕 절망의 세대다. 영국 칠레 등 유럽과 중남미에서 일어난 폭동의 중심엔 분노한 청년들이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얻지 못한 청년 백수들이 늘고 있는 우리 사회도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분노 바이러스’가 내포되어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같은 대규모의 폭동과 시위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고 있음을 볼 때, 개별 국가의 문제로만 볼 수 없고 우리나라도 상당히 우려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큰 빈부 격차, 재정 악화, 높은 청년 실업률 등 구조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형편이 영국 등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1980년대 이후 유럽 국가들이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복지 정책을 펴면서 파탄에 이른 재정 적자는 청년 세대들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전가되고 있다.
최근 우리 정치권에서도 표를 의식한 과도한 복지정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결국 유럽과 같은 청년 분노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쳐버리기 어렵다. 한국사회는 평등주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다른 나라보다 심각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전보다 누구나 물질적 풍요가 전반적으로 증대됐지만 ‘나는 왜?’라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이다.
갈수록 변화하는 사회에 정부의 정책 대응이 잘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보다 더 현장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지 않으면 해결책이 나오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경제난 타개와 함께 정부와 정치권의 사회 통합 노력, 적극적인 청년층 의견 수렴, 다양한 가치 인정 등을 예방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가 당면한 비싼 대학 등록금, 취업난, 고물가 등 구조적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반값 등록금 문제에 대하여 대학들의 답이 있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학교를 졸업해도 취업도 어렵고 그야말고 출구가 막혀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최근 아파트 경비원의 경우 최저 임금 적용을 받을 경우에 월급이 인상되는 것이니 좋은 현상일 것이다. 하지만 경비원들은 이를 거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임금의 상승은 아파트 관리비의 상승으로 이어져 경비원을 해고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인식때문이다. 이같은 해법이 적용되는 것을 볼 때 우리 나라 대학들의 처방책은 무엇인가를 대학 구성원들이 내 놓아야 할 것이다. 이같은 상생의 정신을 살리지 못한다면 이 사회는 성숙한 사회로 가기 위해 더 많은 수업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