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처럼 다른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우리 눈에 익숙한 모습들이 여행지에도 있으면 어딘가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맥도날드 햄버거 집이 그렇고 스타벅스 커피집이 그러하며, 세계 각국의 KFC 점포 앞에서 미니어처로 만날 수 있는 인자한 백발 노신사 할랜드 샌더스(1890~1980), 일명 ‘커넬 샌더스’의 웃는 모습이 그러하다. 그의 일생을 읽어보면 오늘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그는 여러 차례 사업에 실패하면서 더 이상 희망이 안보이는 지점에 서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얼마 안 되는 전 재산을 걸고 마지막 도박을 감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처럼 각자 자신의 요리법이 특별하다고 믿는 식당 주인들이 돈을 주고 그의 레시피를 사줄 리 만무했다. 무려 2년 동안 모두 1009개의 식당에서 퇴짜를 맞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가진 돈도 떨어지고, 의욕도 완전히 상실했을 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꼭 1010번째로 찾았던 콜로라도의 한 식당에서 그의 조리 비법을 사겠다고 한 것이다. 닭 한 마리당 4센트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조건이었다.
이런 험악한 고난의 터널을 통과하여 KFC는 프랜차이즈의 신기원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한 때 세계 최대의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하게 되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최악의 순간에도 결코 좌절하지 않아 창업을 하게 되었는데, “훌륭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무언가를 할 때마다 그 경험에서 배우고, 다음 번에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지금 젊은 청춘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어려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고 있으며, 취업 과정에서 서류심사와 면접에서 숱하게 떨어져 백수, 백조생활을 하는 사람이 주위에 많아졌다. 그래서 아들이 어디 취업했느냐 물어보는 것은 큰 실례가 되었다. 하루 이틀이지 부모님 눈치,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보면서 살아가는 아픔도 보통은 아닐 것이다. 더우기 취업이 어렵다보니 대학에 수년 동안 적을 두어야하는 경우의 학생들도 부지기수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이제 1인 창업시대를 열어가야 할 시대가 된 것이다. 스스로 새로운 일을 찾아 홀로 설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그 숱한 고난의 순간일지라도 비오는 날에도 묵묵히 손님들에게 미소짓는 샌더스 할아버지의 실패 이야기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천번이 넘는 실패 가운데서도 일어선 그의 모습을 회상한다면 내 자신이 얼마나 스스로 도전하였으며, 실패를 거울로 삼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성공도 잘 버티는 자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중요한 인생의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 모든 젊은이들이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성공도 적게는 한 번에서, 많게는 수천번이 될지 모를 실패의 터널 속에서도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야 주어진다는 변치않은 진리임을 가슴에 새긴다면 아직도 포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