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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불량한 수업태도, 교사는 고달프다



요즈음 학교는 기본적인 질서가 무너지고 구성원간에도 신뢰하지 못하므로 교사들의 근무 환경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교실에 아이들은 가득하나 배우려는 학생은 극소수이고 보니 하루가 전쟁터 같다는 것이 거짓은 아닌 것 같다. 수업 중에 엎어져 잠자는 아이, 떠드는 아이, 틈만나면 돌아다니는 아이, 멍하니 앉아 있는 아이, 그리고 잡담을 하거나 딴짓을 하며 좀처럼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늦게 들어와 십여분을 기다리다 보면 기운이 빠지는게 오늘의 학교 모습이라면 누가 믿을 것인가!

최근에는 휴대폰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교사를 속이는 것에 교사들은 속이 상하고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며 불손하니 한숨을 쉰다. 여러 번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지만 효과가 지속되지 않아 결국 짜증을 내며 “너희들 태도가 불량해서 더 이상 수업을 못 하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수업을 진행하자면 어느 정도 상하 관계는 필요하다. 그러나 교사 쪽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럴 때 역량이 부족한, 자존심이 과도한 교사일수록 책임을 아이들에게 전가시킬 가능성은 높다. 

“너희들은 못됐어. 더 이상 가르칠 수 없어”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다면 수업에 집중해서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루함을 견딜 수 없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평소에 아이가 수업을 거부하려고 든다면 교사는 그야말로 앞 뒤 안 가리고 화가 날 것이다. 그렇다고 “오늘은 수업 그만!”이라는 말을 하거나 교실을 나가 버린 교사의 행동은 용납되고 수업을 거부하려는 아이들의 태도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오만한 교사는 상명하복이라는 논리와 ‘수업자와 피수업자’라는 관계를 내세워 당연히 교사의 행위가 옳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러한 아동관·교육관을 가진 교사와 함께 지내야 하는 아이들은 학습 의욕을 잃고 공부할 기회를 따로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될지도 모르겠다.

수업에서 리더십을 갖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교사다. 리더십은 일종의 카리스마를 갖고 집단을 이끄는 것도 있지만 ‘반사적인 리더십’이라고 하여 교사가 ‘거울’의 역할을 하는 것도 있다. 마치 거울처럼 반사된 교사의 역할에 의해 아이는 필요한 때 거울에 반사된 스스로의 모습을 확인한다. 이 방법으로 아이는 더욱 주체적으로 수업에 참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자가 나름대로 충실감을 맛볼 수가 있는 것이다.

교수법은 교사가 경험한 세월에 비례하여 향상을 보이기는 하지만 그 향상도 이윽고 멈추는 시기가 있다. 이따금 물 흐르는 듯이 진행하는 선배 교사의 수업을 보곤 하지만 자칫 카리스마로 수업을 진행하는 면만 눈에 띄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이들은 교사의 지시에 따라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을 잘 이끌어가는 선배 교사처럼 역량을 갖추는 것은 상당한 세월이 필요한 것이므로 젊은 교사가 무조건 흉내를 낸다고 저절로 되는 건 아닐 것이다. 교사라면 누구나 겪는 시행착오를 겸허하게 반성하고 간단히 수업을 포기하지 말고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교사는 고달프다. 스트레스로 교직을 그만두는 교사가 늘어나는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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