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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은 신뢰다

1학기 시험도 끝나고 학기말을 정리하는 과정에 있다. 이제 우리는 학기를 보내면서 어떤 수확을 거두고 어떤 것을 얻지 못하였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삶은 결정의 연속과정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삶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큰 결정도 있고, 일상생활에서 선택하여야 하는 사소한 결정도 있다. 어떤 결정은 오로지 직관에 따르기도 하고, 또 어떤 결정은 그 선택이 마음에 들 때까지 깊이 생각하고 나서 내린다. 어떤 사람들은 한 순간에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모든 가능성을 저울질해 보고 나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처럼 다양한 결정의 유형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논리가 아닌 감정에 의해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이다.

즉, 그 어떤 경험적인 증거를 제시하더라도 결정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람의 감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실이나 수치, 평가 의견 등이 쓸모없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실제로 어떤 결정을 할 때는 증거와 자료가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최종 결정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 교육의 문제도 상층부의 대학에 가까워 갈수록 서비스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이미 대학에서는 교수평가를 시작하여 이제 거의 10여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대학의 변화는 심하게 이뤄질 것이 예상된다. 왜냐하면 종전과 달리 해가 갈수록 학생수가 줄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고, 세상의 빠른 변화 때문이다.

이제 학생들은 선택을 하기 전에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보다는 선배나 옆 사람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수업을 선택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선택할 수 있다는 면에서 이제 수업도 비지니스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엄격히 말하자면 수업을 구매하는 시대가 된 것이라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알려진 사실과 정보에 근거해 구매하도록 교육받은 구매 전문가들조차 감정에 좌우되어 결정한다는 사실을 기업에서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최근 일반 기업에서는 온라인 입찰 방식으로 제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구매 과정에서 인간적인 요소, 즉 감정을 배제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얼굴도 한번 보지 않고 일을 맡기다 보니 신뢰가 가지 않을 경우도 종종 있다.

폭 넓은 의미에서 비즈니스는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선생님은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욕구를 해결하는 것을 본질로 삼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말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의 출발점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 됨으로써 서로 공감을 나누는 것이다. 비지니스 세계에서는 당신이 상대방과 더 많이 교감할수록 그들은 당신에게 자기 문제를 드러내고 공유하려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정보를 통해서 당신은 고객이 가진 진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로 이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선생님은 아이들의 정보를 잘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나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나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의 부모님을 알고 주변의 친구를 알고, 나의 성격이나 취향, 생각까지 잘 꿰뚫어 볼 수 있는 분이라면 감히 학생들이 저항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지금 교육에서 많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이들과의 관계 형성이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학생 하나하나에 대한 정보의 부족과 관심의 결여에서 오는 것이 결국은 선생님에 대한 신뢰의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에게 지나칠 정도로 충직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당신의 고객이 당신과 비즈니스를 하는 동안 감정적으로 만족하더라도 그 감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찾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는 행동을 통해 신뢰를 쌓고, 고객이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며, 감정적인 친밀함과 신뢰를 쌓아 간다. 이와 같이 학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생님도 학생들로 부터 신뢰를 받도록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배우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어느 새 하루 이틀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서 공부에서 멀어지고 있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교사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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