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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천사의 집

천사의 집
          안 영 선

21살 엄마 따라
청주 교도소 안에 사는 가은이
처음부터 엄마 밥을 얻어먹어
매운 것도 잘 먹는다
최고의 간식은 삶은 계란이고
과자는 그림책에서 본 것뿐이다.
하루에 한 번 운동 시간에만
밖에 나갈 수 있고
밥 들어오는 문으로 세상을 본다.
열이 나도 병원에 갈 수 없고
응급 사항이 아니면 순회할 때까지
참고 의사를 기다려야 한다.

가은이 엄마는 어릴 때 부유하게 살았으나
부모가 이혼하고 입양이 되면서
낳아준 부모에, 키워진 부모에 두 번 버려져
중학교 때부터 보육원을 몰래 나와
굶기를 밥 먹듯 하고 노숙을 하며
그렇고 그런 친구들과 어울려
나쁜 일은 안 해 본 게 없단다.
남의 주민등록까지 위조하고
거짓말을 빼면 생활이 안 된다

임신이 된 것도 모르고
1년 6개월의 형을 받고 들어와
혼자서 가은이를 낳았다
정소향 이라는 이름에
가은이 엄마라는 또 다른 이름도 얻었다
대답 없는 편지를 오늘도 아빠에게 부치지만
편지 오는 시간마다 창을 봐도
가은이 아빠는 연락도 없다.
나에게 편지를 보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올 곳도 없지만 기다리는 마음

2010년 크리스마스 전날
엄마는 가석방이 결정 되었다
가은이가 18개월 이상은 있을 수 없어
가은이가 혼자 나가서 있을 곳이 없어서
가은이가 엄마를 가석방 시켜 준 것이다
3천 원짜리 머리를 하고 나왔지만
호주머니에는 땡전 한 푼 없다
맞아주는 이도 갈 곳도 없다.
오늘 당장 먹고 잘 게 걱정이다
지금까지는 먹고 자는 건 걱정 없었는데
세상을 처음 보는 가은이는 자꾸 울고
영하 15도 날씨에 엄마도 따라 울었다
전화번호가 적힌 곳은 딱 한 곳
미혼모 시설 천사의집
아기를 엎고 천사의 집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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