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동무들은 모두 승용차 타고 오는데
보일러 고치는 기계가 실린 터럭을
됐다고 해도 아버지는 자꾸 타란다.
교문 멀리 내리는데 친구들 먼저 보고
창호 너 트럭 타고 학교 오니?
한영설비 사장이라고 했는데
아버지를, 아버지 회사 기사라고 했다
그래도 종석이가 안 본 게 천만다행이다
종석이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와 다 아는데
아버지 얼굴도 알고 이름 한영도 알고
보일러 고치는 것도 알고 혼자 일하는 걸 알고
한영설비 사장이라 한 걸 종석이가 알면
선생님과 친구들 다 알 건 뻔한 일이고
교실은 한영설비 사장 이야기로 꽉 차겠지
이름이 한영 보일러 고치는 사장 맞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