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한 사람이라 그런지 “헌신적 선생님들이 희망을 만듭니다”라는 어느 신문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 기사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러나 그런 일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사를 ‘껄짝’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얼마전 (사)한국효도회 전라북도지부가 주관·시상한 제4회효도편지쓰기 시상식에 다녀왔다. 물론 내가 지도한 학생들이 상을 받게 되어 인솔한 것이다. 지난 해 7월 10일부터 9월 15일까지 실시한 공모전(기간이 연장되었다곤 하나)인데, 시상식은 연말이 다되어서야 열렸다.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괜히 왔지 싶은 생각이 물밀 듯 밀어닥쳤다. 이례적으로 교육감이 직접 참석, 시상하여 눈길을 끌었지만 회장인사·격려사·축사, 심지어 사회자 멘트 어디에서도 지도교사 노고에 대해 고맙다는 의례적 인사 한 마디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백행(百行)의 근본이 ‘효’임을 강조하는 주최측은 학생들의 수상에 교사의 지도가 숨어 있는지는 모른 듯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학생 대상 시상식에서 “지도해주신 여러 선생님” 같은 격려·위로의 말 한 마디 없겠는가?
그런데 의외로 그런 경우가 많아 씁쓸함을 더해준다.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이하 진흥재단)의 예체능 장학생 선발도 그중 하나다. 먼저 군산시의 예체능 장학생선발사업에 대해선 찬사를 보내고 싶다. 여러 지자체들이 하는 성적위주의 수월성 교육 예산지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진흥재단에서는 2008년 135명 1억 5900만 원, 2009년 187명 1억 6,800만 원 등 예체능 분야 우수학생 322명에게 총 3억 4,6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 해 필자가 추천한 제자 2명도 각각 40만 원과 30만 원의 장학금을 받은 바 있다. 말할 나위 없이 고마운 일이다.
장학금 받고 기뻐하는 제자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교사로서의 보람이 충만하지만, 그러나 아쉬운 점은 있다. 초ㆍ중학교나 전문계고에서 학생들이 혼자서 음악ㆍ미술ㆍ체육, 그리고 백일장대회나 공모전에 나가 상을 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테면 장학금 신청 자체가 교사의 도움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셈이다. 사정이 그런데도 학생들을 장학생이 되게 한 교사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묵묵히 헌신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학생들이 감사해 하고 학부모들이 고마워하는 전화 따위 인사조차 없는 것도 주최측의 그런 자세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나의 억측일까? 당연히 교사들이 꼭 뭘 바라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체능 분야 특기지도는 수업처럼 의무사항이 아니다. 학생들 재능에 대한 확신과 열정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교사로서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닌 이유이다. 학생대상의 백일장이나 공모전을 실시하는 지자체 및 중앙부처의 지도교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