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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소설 당선소감> 젠체하는 인간, 동물 울타리 안으로


휴대폰 덮개를 열었다. 당선이란다. 일이 벌어졌구나 싶었다. 물어볼까 말까 망설였다. 당선을 취소할 수도 있냐고. 미숙아를 세상에 내어놓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기쁘지 않으세요?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 역시 낌새가 이상하다 싶은지 그렇게 물었다. 내 머리 속의 작품과 내 손이 쓴 소설은 너무 달랐다. 이번 작품은 더 그랬다. 경솔한 투고를 반성한다.

미숙아를 인큐베이터에 다시 넣어서 제대로 키우겠다. 그렇게 해서 독자들이 마음놓고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 다시 기회를 주신다면….

피가 뜨거웠을 때 나는 빛 사냥꾼으로 살았었다. 방에는 사진첩들이 쌓여갔다. 그러다 어둠에 발목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시(詩)를 기웃거렸다. 그러다 동화라는 것을 쓰게 되었다. 세상이 무지개로 이루어져 있다고 웃으면서 말할 자신이 없었다. 소설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러는 동안에 세월이 흘러갔고 나는 함양, 부산, 진주, 밀양, 울산, 포항, 서울로 전전하게 되었다.

꿈 때문이었다. 성취한 꿈은 꿈이 아니다. 나는 이루지 못한 꿈이 너무 많다. 요즘에 나는 인간 동물들 관찰하는 재미로 산다. 그 속에 내 소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젠체하는 인간들을 동물 울타리 안으로 불러들일 생각이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 애처롭게 보여서 심사위원님께서 어깨를
토닥거려 주신 것으로 안다. 달라진 작품으로 보답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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