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연한 기대감과 들뜬 마음으로 가족 구성원 각자 분주해지는 연말연시. 그렇지만 좀더 의미 있는 시간을 위해 가족이 함께 지난 시간을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와 실천의지를 다지는 '교육가족 송영' 의식을 가져볼 것을 제안해 본다.
1년 365일 동안 가족이 한 데 모여 즐거이 보내는 날은 추석과 설 명절, 기타 가정행사 외에는 드문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가족이라도 금년부터 온 가족이 함께 하는 행사를 하나 더 만들어 보자. 바로 송구영신하게 되는 매해 마지막 날 밤 0시 전 후 약 1시간을 함께 공유하자는 것이다.
가족이 다양한 일로 외출하더라도 이 시각만큼은 한 데 모여 한 해를 정리하고 행복한 새해를 함께 맞이하는 송구영신 가족 행사를 계획하고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뜻에서 몇 년 동안 실천해 온 '교육가족 송영' 프로그램을 소개해 보려 한다.
우선 촛불의식을 위해 사전에 양초와 라이터, 촛불받침대를 준비하고 샴페인과 약간의 다과를 곁들이면 되겠다. 사회자는 되도록 가족중 맨 아래 사람이 하면 더욱 분위기가 좋다. 개식 전에는 집안의 전등을 모두 소등한다. 이어 사회자가 '지금부터 송구영신 가족 촛불의식을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말로 개식사를 하면 다같이 박수로 축하하면서 준비했던 샴페인을 터뜨려 분위기를 돋군다.
이어 어머니가 '촛불 점화'를 한다. 가정을 환하게 하는 것은 엄마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메시지 낭독은 가장이 준비한다. 가훈을 바탕으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한해에 대한 반성과 새해 만사 형통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작성하면 된다. 또한 자기 몸을 태워 주변을 밝게 비추는 촛불의 의미를 되새기며 사회를 밝힐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메시지도 꼭 넣는 게 좋다.
다음으로 가족 각자가 한해를 반성하고 새해 각오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것은 송영 전에 미리 준비하게 하고 의식이 끝난 후 잘 보관했다가 내년 송영 가족행사 시 반성자료로 삼도록 한다. 반성과 각오를 한 사람 한 사람 하고 나면 가족 서로가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내용으로 격려의 말을 주고받도록 진행한다.
송구영신 시기에 적절한 시를 짓거나 찾아 낭송하고 행복한 가정을 바라는 노래를 조용히 합창하는 순서에 이어 촛불의식의 절정인 '개문식'을 한다. 장남(장녀)이 식탁 위의 촛불을 가장 큰 용기에 올리고 문 밖으로 가지고 나갔다가(가족 모두 촛불을 따라 나가거나 가장만 집안에서 기다렸다가 건강과 복을 몰고 들어오는 가족을 맞이함) 들어오면, 가장이 문안에서 촛불을 받아 식탁 위에 고정시키는 순서다. 이 개문식은 31일 0시 정각에 한다.
그 다음에는 '행복 수탑 쌓기'를 진행한다. 개문식이 끝나면 가장이 맨 아래에, 가장 나이 어린 자녀가 맨 위에, 한 손을 층지게 차곡차곡 쌓고 '우리 가정 행복' 등 멋진 구호를 정해 세 번 외치고 박수로 축하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사회자가 '이것으로 우리 가정의 송구영신 촛불의식을 마치겠습니다'라고 선언하면 집안의 전등불을 밝히면 된다. 폐식 후에는 준비된 다과를 먹으며 덕담을 나눈다. 가장이 가족들에 대한 당부와 기원을 적어 용돈과 함께 봉투에 넣어 전달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처음에는 조금 번거롭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각 가정의 특성과 구성원의 성장 정도에 맞게 재구성하고 실천해보면 무척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송영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