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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청소검사까지 받아야 하는 현실

지난 2002년도에 전 세계인의 눈과 귀가 쏠렸던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그 이후에 굵직굵직한 축구경기가 가끔씩 열리고 있는 곳이다. 잘 아는 것처럼 바로 옆에는 난지도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난지도 하면 쓰레기를 연상했었지만 지금은 그런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지대로 변해있다. 현재는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평화의 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등 5개 테마공원이 조성되어있다.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는 도시의 녹지대가 그나마 이들 공원으로 어느정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 공원중 평화의 공원에 백일장 및 사생대회를 다녀왔다. 3학년 학생들을 인솔하여 오랫만에 녹지대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학생들도 주5일 수업제 실시로 거의 폐지되다시피한 소풍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의 공원들처럼 깨끗한 환경이 보기 좋았다.

대회시작전에 학생들에게 충분히 사전교육을 통해 쓰레기 투기를 억제하라고 했다.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각자 집에서 쓰레기 수거용 봉투를 준비해 오도록 했었다.

그러나 오후가 되자 일반인들과 학생들이 섞이면서 군데군데 버려진 쓰레기가 눈에띠기 시작했다. 바람까지 불면서 여기저기 날아다리는 쓰레기들도 나타났다. 그래도 가끔씩은 쓰레기를 줍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 교육이 잘못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대회가 끝날 무렵인 오후 3시경에 발생했다. 공원관리소의 직원인 듯한 사람이 학년부장을 찾아와서 학생들이 쓰레기를 많이 버렸기 때문에 모두 치워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하겠노라고 했다.

인근에서 쓰레기 봉투를 구입하여 학생들이 가져온 쓰레기를 모두 수거하기로 했다. 그런데 관리소 직원은 자기가 공원의 청결여부를 확인한 다음에 귀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눈에는 이미 쓰레기가 다 치워진 것으로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로인해 귀가시켜달라고 아우성이었다. 일부학급은 그대로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잠시후에 공원관리소에서 직원이 다시 와서 말 그대로 청소검사를 했다. 일부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여 교사와 학생들이 다시 청소를 했다. 그런 다음에 학생들을 모두 귀가시킬 수 있었다.

수거한 쓰레기도 지정된 장소에 가져다 놓았다.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렇더라도 공원은 시민의 편의를 위한 것이고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다보면 깨끗이 청소를 한 것처럼 완벽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공원관리사무소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눈에 보이는 청결정도와 어른들이 보는 청결의 기준은 다소 차이가 있다. 학교에서 청소지도를 해도 학생들과 교사의 기준차이는 있게 마련이다. 그런 와중에 학생들을 핑계로 교사에게까지 청소검사를 한 다음에 귀가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한 주문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청소를 해야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관리사무소 측에서도 교사들을 믿고 전적으로 교사들에게 맡겨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다. 그래도 학생들을 가장 잘알고 우리사회에서 양심집단으로 알려지고 있는 교사들이 그들의 부탁을 외면하고 대충정리하고 학생들을 귀가시킬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최선을 다한 다음에 귀가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원은 항상 깨끗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지나치게 학생들을 핑계로 교사들에게까지 압박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교사가 해야 할 일은 끝이 없다는 것을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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