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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스승의 날 논란 유감

어느덧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해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스승의 날이건만, 이번엔 그것이 더 심화된 양상이다. 지난 3월 말 서울시 교육청이 스승의 날을 2월로 변경하는 방안을 불쑥 밝히고 나서면서부터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스승의 날은 현재 대통령령에 규정돼 있어 시·도교육청에서 자율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면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더 나아가 교육부는 “스승의 날 변경은 교사에 대한 예우와 사기진작이라는 취지를 감안하고 교육공동체의 합의를 통해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면서 올해의 경우 기념식 행사들을 예정대로 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국교총도 성명을 발표하는 등 스승의 날 변경에 반대했고, 언론의 관심 역시 뜨거웠다. 대부분의 중앙일간지들은 기사 외에도 기자칼럼 등을 통해 관심을 나타냈다. 평기자외에도 데스크 칼럼을 통해 ‘대문짝만한’ 관심을 보인 신문도 있었다.

언론의 관심은 그만큼 스승의 날이 사회문제화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우선 환기·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의 관심이 반갑다. 또 환영하는 바이지만, 그것들의 문맥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씁쓰름하기는 마찬가지다. ‘날짜 타령하지 말고 똑바로 스승이 되라’ 는 주문으로 요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유감스러운 것은 만신창이가 된 스승의 날에 대한 ‘우선 스승 책임론’ 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선생들의 잘못으로 스승의 날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하긴 학부모에게 노골적으로 손을 벌리거나 뭘 받기 위해 교묘하게 학생을 이용하는 교사도 있다고 하니 할 말을 잃는다.

그러나 대개는 학부모들이 제 아일 잘 봐달라며 교사들에게 무언가 가져다 준다는 건 삼척동자도 이미 아는 사실이다. 또 학부모들의 그런 피해의식을 있게 만드는 사회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는 정부의 대책없음도 이제 신물이 난다. 스승의 날 무렵이면 교사의 촌지수수만 대서특필한 채 상황 끝이 되어버리는 언론의 태도 역시 신물이 나긴 마찬가지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그런 논란이 초등학교나 대도시 일반계 고등학교 등의 ‘사건’일 뿐인데도 마치 교단 전체의 일인 양 매도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나같은 전문계고(옛 실업계고) 교사들이나 농·산·어촌의 시골학교 선생님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스승의 날을 해마다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아예 쉬어버리는 스승의 날도 씁쓰름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역시 기분이 좋지않다. 직접 가르친 제자들로부터 양말 한 켤레쯤은 선물받을 만큼 선생 노릇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마저 은연중 무너져내리는 실감을 내뜻과 상관없이 하게 되기 때문이다.

체벌금지니 담임선택제따위 말도 안되는 대책들이 쏟아져나온 국민의 정부 출범때부터 스승의 날이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분명한 사실이 있다. 스승의 날, 이대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벌써 10여 년째 계속되는 스승의 날 논란이건만, 교육부는 손을 놓고 있다. 대통령은 무관심이고, 무릇 언론의 교사때리기 등도 예년과 다를 바 없다. 하루빨리 스승의 날 논란과 전혀 상관없는 대다수 교사들을 더 이상 욕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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