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다니면 성적이 올라간다는 학생이 있어서, 왜 학원에 다니니 했더니, 학원에 가면 학생들이 모두 열심히 공부한다고 한다. 학원선생님이 때리기도 하고 심하면 밤 2시까지도 잡아둔다고 한다. 학교에서의 체벌은 사라지는 반면, 학원에서의 체벌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공부하러 학원에 간다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학원에 가면 공부가 된다고 그 아이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학원에서는 11시 정도에 끝난다고 한다. 밤늦게 11시 넘게까지 있다 보니 학교에 와서는 피곤해서 자기도 한다고 한다. 중학교 학생들에게 예체능과목이 아닌 기초교과를 꼭 학원을 다니면서까지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신의 비중이 큰 중학교에서, 시험문제는 학교의 교사가 출제하는데, 학원교사의 말을 더 믿는 것 같았다.
혼자 공부하면 안 되느냐고 했더니, 자기는 의지력이 약해 혼자 공부를 못한다고 한다. 자기주도학습 능력은 떨어지는데, 주의에서 누가 통제해 주면 공부를 열심히 해주는 학생 같았다. 나중에 커서도 누가 통제해 주어야만 공부를 할텐데, 그것이 지금에야 좋겠지만 나중을 생각하면 좋은 것이 아닌 것 같다.
학교에서 공부하면 안되느냐고 했더니, 학교에서는 애들이 집중을 않 한다고 한다. 학생들 개개인의 수준 차이가 있고, 학생들도 많아 떠들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는 친구를 사귀는 곳 노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방과 후 자기의 적성 및 소질을 개발해야 할 학생들이 기초교과의 학습을 위해 과외나 학원에 다닌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시간낭비고 돈낭비라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학생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지금처럼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 자고 시간과 돈의 낭비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 것인가?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각 교과시간마다 학생들 수준에 따른 수업을 하면 좋겠지만, 우리나라 체제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다. 좀 고쳐야 할 것들이 많은 것 같다. 학생들이 교실을 이동해야 실행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학생은 교실에 고정돼 있고 교사가 움직이다보니 힘든 것 같다. 각 교사에게 교실 하나씩을 배정하는 것인데, 쉬운 문제가 아닌것 같다. 교실 수가 교사 수 만큼 늘어나고 교육과정도 정비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수준이 낮다는 생각되는 학생들이 말을 잘 들을지 의문시 된다. 학습을 포기하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공부 잘하는 학생의 학부모는 수준별 학습을 선호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학부형은 반대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 잘하는 학생의 학부모 보다 못하는 학생의 학부모가 많으므로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학생들의 인성문제는 지도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지금도 담임이 말을 잘 않듣는 상황에서.
그렇다고 계속해서 이렇게 내버려 두었다가는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 논다는 인식이 박혀버릴지도 모른다. 하나의 시스템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보다는 적절히 상황에 맞게 변화를 주는 것도 좋으리라고 생각된다. 그 변화의 양이 얼마로 하는 것이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학원으로 학생들은 몰고 있지는 않은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다보니 학원에 보내는 수가 많은 것 같다. 한 학생은 그 학원가면 진짜 성적 오르지 않아요. 그러면서도 계속 학원을 다니기에 그런데 왜 너는 그 학원을 계속 다니냐고 했더니, 어머니가 다니래서 어쩔 수 없이 다닌다고 한다.
건전한 놀이문화나 여가 생활, 취미생활이 없는 것도 문제이다. 모두 공부해야만 한다는 생각 속으로 우리 모두를 몰아넣고 있지는 않은 것인지. 건전한 놀이문화나 여가생활 문화가 있었다면, 아니면 학생을 방과 후 믿고 맡길 곳이 있었으면 꼭 학원을 보내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공부 안 해도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방안을 만들어 간다는 식의 극단적인 접근을 유도해 학생들의 학력을 낮추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공부할 학생은 공부하고 자기의 취미와 적성을 개발할 학생은 개발하는 시스템. 이것을 구현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방안이 되지 않을까?
엘리트는 엘리트교육을 받아 사회를 이끌어 가고, 모든 학생들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취직을 하고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이 돌아가면 될까? 자녀를 1명에서 많아야 2명을 낳는 사회에서 모두를 엘리트를 꿈꾸고, 대학을 진학해야만 사람대접을 받는다고 인식하는 사회에서 그것이 가능할까? 아마 큰 고통을 격은 다음에야 가능하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