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내년부터 보직형 교장공모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되며 교원 임용 시 면접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또 2010년부터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 평가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사실은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가 11일 본회의를 열어 위 내용을 근간으로 하는 교원 임용·승진 제도 개선안을 확정하고 16일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로 함으로써 알려졌다.(동아일보, 8월 11일자 인티넷판)
드디어 교육혁신위원회가 큰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이다. 첫째, 15년이상의 교직경력자를 대상으로 교장 자격증이 없는 평교사나 대학교수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교장공모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한 부분은 더 이상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 그러면 대학총장도 평교사가 지원하여 할 수 있게 되는 것인가가 의문일 뿐이다. 대학교수에게만 특정자격요건을 갖추도록 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
둘째, 교원임용시험의 면접점수와 공개수업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 역시 부정적 측면을 생각했어야 한다. 즉 면접점수는 그 점수반영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떻게 면접점수를 객관화 하여 계량화 하느냐의 문제가 더 크다. 그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고 이런 안을 제시했어야 한다. 공개수업역시 마찬가지이다. 교사의 수업능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개수업의 점수는 누가 평가할 것인가. 또 수업은 학생이 있어서, 질문과 답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실제로 학생들과 함께 공개수업을 할 방법의 연구가 선행되었어야 옳다.
셋째, C학점 이상만 교사자격증을 주겠다고 하는데, 교사자격증을 받을려면 사범대학이나 교직과정이 설치된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 1차 관문을 뚫은 것이다. 졸업하면 임용시험을 또 보아야 한다. 그것은 2차 관문이다. C학점 이하인 학생에게만 졸업장을 주겠다는 것인데, 4년동안 사범대학에 다니고 교사자격증을 못 받는다는 것은 모순점이 있다. 사범대학은 목적형 대학이다. 일반대학과는 다른다. 졸업생의 절반 정도만 교사자격증을 받는 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할려면 사범대학 자체를 없애는 편이 더 낫다. 70-79점까지를 C학점 대상자라고 한다면 80점은 당연히 B학점일 것이다. 1점차이로 자격증을 받고 못받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대학의 학점은 상대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C학점 취득자는 나오게 되어 있다. 평가방법을 바꾸기 전에는 시행되어서는 안되는 제도로 본다.
끝으로 학생과 학부모 평가는 시기를 늦춘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좀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승진에 영향을 준다면 반드시 재고되어야 할 문제이다. 혁신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위원들이 교육전문가라면 이런 정도의 문제점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만 좋은 안을 만들어 놓으면 그만인가. 앞으로 벌어질 여러가지 일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혁신위원회의 안이 문제가 되는 것은 또 있다. 몇 번의 모임으로 안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공모형 무자격 교장임용제만 해도 그렇다. 어떻게 짧은 시간에 그렇게 훌륭한(?)안을 만들 수 있는가. 정말 의심스럽다. 대통령 보고시기를 늦추더라도 다시한번 검토하여 현실에 부응하는 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