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의 능력은 학교경영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에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학교경영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장은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각종 체험학습과 특별활동을 내실있게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항상연구하여 효율적인 방안을 찾곤 한다. 이런 것들이 때로는 해당학교 교사들에게 부담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교장은 능력을 발휘하려면 끝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런 교장들에게 방학은 어떨까. 방학이 되면 각급학교의 교장이 그동안 얼마나 노력을 하였는가에 대한 간접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를 두고 교장의 능력으로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그렇더라도 다른 학교와 비교한다면 분명 해당학교의 교장은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만은 사실이다.
방학중 해당 학교 교원들이 얼마나 연수에 참여하고 있는가. 아니면 해당학교에서 특기,적성교육이 어느정도 개설되었는가. 해당학교가 연수기관으로 지정되었는가가 교장들 사이에서는 서로의 화젯거리가 되긴 하지만 이것을 교장의 능력으로 100%인정하긴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더라도 이런 활동들이 인근의 학교와 비교했을 때 활발히 이루어진다면 이 역시 교장의 능력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하기 까지는 교장이 교원들을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른 학교 교장들이 못하는 것을 한다면 교장의 능력이 아닐까.
그러나 방학중 교장의 능력으로 빛날 수 있는 것은 정작 다른 곳에 있다고 본다. 방학이 되어도 조용하게 지내는 학교가 있는 반면, 방학만 되면 교실, 운동장, 특별실 등 쉴새없이 공사를 하는 학교들이 있다. 이런 학교들은 개학하고 나면 많은 것이 서로 달라져 보인다. 즉 공사를 한 학교는 훨씬 더 여건이 좋아진 것을 느끼는 반면 그렇지 않은 학교는 당연히 방학전 그대로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다 그런것은 당연히 아니겠지만 방학전에 교장이 얼마나 발품을 팔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고싶다. 인근의 행정구청(지방의 경우는 시,군)에 열심히 찾아다녀 교육여건 개선을 호소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소득인 것이다.
행정구청에서는 예산의 일정비율을 교육여건 개선에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행정구청의 관계자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예산은 확보되어 있는데, 도움을 요청하는 학교가 없다면 억지로 도움주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유난히 학교여건 개선을 해달라고 호소하는 학교의 교장들이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 학교에 예산지원이 우선적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방법으로 예산지원을 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행정구청에서 각급학교의 여건을 조사하여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그러나 인력부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각급학교에서 호소하는 사업에 우선권을 두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행정구청도 이런 사정을 모두 알긴 하겠지만 여건상 그렇게 하지 못하는 면이 있을 것이다.
이 기사를 읽는 독자들 중에는 방학중의 교장능력이 학교에 공사를 얼마나 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하지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학중에 공사를 한다는 것은 예산이 확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예산이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교장이 얼마나 노력했느냐에 따라 개학후 학교가 변할 수 있다는 것에는 공감을 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예산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 교장은 분명 다른 교장보다 능력있는 교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