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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국어 수업으로 시작해 이제는 보호자 다 됐죠”

박영숙 용인독정초 교사 등


주말마다 외국인 노동자 위한 한국어 교실 열어
이주민 여성에겐 육아·살림 도와주며 ‘친정엄마’ 역할…동료교사들도 ‘봉사’에 동참


15일 오후 2시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이주민을 위한 (사)올프렌즈 센터.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30여 명이 모여 들었다. 매주 토·일요일 이곳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150여 명을 위한 한국어 수업이 진행된다.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박영숙 경기 용인독정초 교사. 박 교사는 지난 2011년 한국어 수업 봉사를 시작해 4년 넘게 매주 이곳을 찾고 있다. 처음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간단한 단어를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외국인을 위한 고급 수준의 한국어능력시험(TOPIK) 준비를 돕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박 교사는 “한국에서의 적응을 돕기 위한 것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어 실력을 높혀 본국으로 돌아가 현지에서 한국어 교사가 되거나 고임금의 직업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에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4년 10개월이니, 이들의 한국 생활 내내 함께 한 셈이다. 세 달 전에는 공장에서 손가락 네 개가 절단될 뻔했던 학생의 소식을 듣고 바로 찾아가 위로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이들과는 한국어 선생님 이상의 돈독한 사이가 됐다.

결혼 이주민 여성들의 한국어 교실을 맡고 있는 박민자 경기 정자중 교사는 “저와 한국어 공부를 하다가 방과후 교사 자격을 따서 학교에서 베트남어를 가르치는 이주 여성도 있어 보람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교사 경력이 20년이 넘고 모국어를 가르치는 거니 수월할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박 교사는 한국어 전문 연수를 받아 좀 더 체계화된 교육을 하고 싶은 꿈이 있다. 이제는 육아나 살림에 대한 정보를 세세히 알려주며 한국에서의 ‘친정엄마’ 노릇을 하게 됐다.

1년 전부터 한국어 수업 봉사를 해온 최춘애 경기 숭신여중 교사도 “30대 전후의 나이 많은 학생들인데도 한국어 공부에 대한 열정이 놀라울 정도로 강하다”며 “평일 내내 농장이나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온 이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운 배움의 시간을 주기 위해 다양한 수업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는 아기를 조산한 베트남 엄마가 최 교사에게 6개월 여간 배운 한국어 실력으로 신생아 보호실에 홀로 들어가 의사와 대화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

박영숙 교사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에게도 이 같은 활동을 알려 좋은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신호철 교사도 최근 한국어 교실 봉사를 시작했고, 이세희 교사는 중학생 딸과 함께 매주 청소와 식사 봉사를 하고 있다.

체불입금 문제를 해결해 주러 이곳에 발을 들여놨다 살림을 도맡게 된 윤성구 충남대 외래 교수는 “한국어 수업으로 시작했지만 많은 분들의 봉사와 후원으로 이제는 미용, 태권도 등 기술교육과 의료지원까지 확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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