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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우리 교과부터 줄이겠다” vs “더는 못 줄인다”

수업시수 조정·내용요소 감축에
교과이기주의 극복 목소리 나와

학계 ‘밥그릇 싸움’ 문제 지적도
일부 교과, 여전히 감축에 인색


“지금 주제발표 시간이 45분인데 85분을 했다. 토론자들도 전부 정해진 10분을 넘겼다. 교과 이기주의를 넘어서야 한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지만 지금처럼 자신의 의견만 중요하다는 태도를 보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 교과부터 줄이겠다는 얘기가 필요하다.”

토론자로 나선 서영학 충남 서령고 교사가 교과 이기주의를 극복하자면서도 자신의 교과에 대해서는 줄일 수 없는 이유를 대고 타교과는 줄이자고 하는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서 교사의 발언은 뼈아픈 지적이었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기에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통합의 선결과제가 과목별 학습량 감축이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며 일반사회 교과 감축 방안을 제시했다. 일반사회 내에서도 사회문화, 법과 정치, 경제 중 안 중요한 과목이나 내용 요소가 없지만 각 과목 내에서 더 중요한 학습 요소 선별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전공 교사는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아는 전공 교사가 내용 요소를 줄일 수 있다”며 “과목별로 시수든 차시든 동일한 기준을 두고 교사들이 직접 자기 교과의 분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본인이 가르치는 사회문화와 경제를 예시로 차시를 줄인 내용체계표를 보여줬다.

김재준 서울 경기고 수석교사는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 중심으로 내용을 핵심 내용만 담은 20~30장 분량의 미니 사회교과서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수학교과를 가르치는 박근덕 강원 사내고 수석교사도 “수학을 포기한 소위 수포자를 없애려면 공통으로 배울 교육 내용의 양을 줄여야 한다”면서 수학교과 감축 방안을 제시했다.

최준채 서울 무학여고 수석교사는 학계의 ‘밥그릇 싸움’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내용 요소를 줄여야 하는데 자꾸 전공 교수들이 자신의 영역 내용 요소는 절대 못 뺀다고 하면 뺄 게 없다”며 “파격적으로라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예 교과서 기준 쪽수 제한이라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숙자 충남 미산중 교사도 “현장에는 일반사회와 지리 등을 융합할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가 있다”며 “개정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현장교원 다수가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과학교과 교사들도 통합과학을 만들려면 내용 감축이 선결과제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원춘 경기 창곡중 수석교사는 “통합과학을 만들어서 모든 학생이 과학적인 소양을 기를 수 있게 하려면 내용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시수 감축에 대해서는 온도차가 있었다. 신동선 충북 산남고 수석교사는 “통합을 이유로 과학교육 비중이 줄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교과별 수업시수 증감의 결과 국영수는 늘어나고 과학은 축소됐다”고 했다. 이 수석교사도 “국영수 이수 기준을 줄이고 탐구영역을 늘리자”며 에둘러 과학교과 비중 확대를 주장했다.

전병철 충북 세광고 교사는 “역사교과 내용이 많다는 문제의식은 또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면서도 “필수학습요소를 선정한다는 명분으로 내용 선정이 졸속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과서 쪽수를 줄이면 질적 수준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며 최 수석교사의 제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남한호 경북 군위고 교사도 “학습량을 줄이기 위해 교과서 분량을 줄이기보다는 쉽게 풀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외국어 교사들은 “영어 영역을 외국어 영역으로 환원하고 영어 45문항과 제2외국어 15문항을 융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제 2외국어 교육실태 및 개선방안’ 전단을 나눠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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