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지난 11~14일 3박 4일간 한국교총에서 주최한 해외 문화탐방 연수에 함께했다. 연수 참가자는 교총회원과 가족, 친구 등 109명이었다. 오키나와로 출발하기 위해 당일 이른 새벽 공항 출국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그 곳은 출국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인산인해를 이뤄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순조롭게 출국할 수 있었다.
오키나와는 일본 땅이지만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는 중국과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오키나와 본토인들은 생김새나 언어도 일본인들과 많이 다르다. ‘류쿠왕국’으로 불리던 오키나와는 중세까지 조선, 중국, 일본, 동남아 간의 중계무역지로서 번영을 누려 온 독립국가였다. 1609년 일본이 류큐를 복속시켰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미군에 의한 군정 통치를 27년간 받다가 1972년에 다시 일본 땅이 됐다.

이번 연수 기간에 돌아본 곳을 일정 따라 대략 정리해 보면 첫날에는 먼저 오키나와 현 최대 종유동굴인 옥천동굴에서 신비스런 분위기를 체험했다. 이어 태평양전쟁 당시 오키나와 전투에서 희생된 한국인 1만 명을 기념한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의 ‘한국인 위령탑’을 방문해 간단한 기념식과 헌화를 했는데 새삼 국가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둘째 날에는 섬 주변의 아름다운 산호초를 보는 ‘글라스보트’ 체험을 하고, 600년 전통의 아와모리 양조장과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타고 볼 수 있는 나고 파인애플 농장 등을 견학했다. 세계 최대급 츄라우미 수족관에서의 돌고래 쇼 관람은 장관이었다.
셋째 날에는 오키나와의 오랜 건축물을 이축한 류쿠무라 전통문화 공연을 관람하고 1만 명이 앉을 수 있다는 만좌모, 기적의 1마일이라 불리는 ‘국제거리’, 극동아시아 최대의 미공군기지인 미치노에키 커데나와 안보의 언덕, 류쿠왕조 시대의 성을 이미지화하고 오키나와의 자연·역사·문화를 알기 쉽게 해설한 오키나와현립박물관 등을 둘러봤다.

넷째 날에는 대표적 탐방지인 슈리성 방문했다. 중국과 일본의 양식이 함께 공존하는 유적과 정문인 슈레이문은 중국의 영향을 받았으나, 국왕이 업무를 보던 정전(正殿)은 압도적인 존재감과 엄숙한 아름다움을 고루 갖춘 류쿠왕국의 최대의 목조 건축물이라 독창적인 기법을 엿볼 수 있었다.
4일간을 돌아보면서 이곳이 일본에서는 그냥 휴양지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발해 항몽 정신의 상징인 ‘삼별초’의 유적지로 추정되는 지역으로 우리 민족 문화의 영향을 받은 곳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슈리성에 있던 ‘만국진량의 종’에는 ‘류쿠는 남해의 승지에 위치, 삼한의 빼어남을 모아 놓았다’는 문구가 있는데 삼한은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말로 한국의 영향을 받았음을 유추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우라소에성에서는 고려의 기와가 발견됐으며, 슈리성의 물결도는 경복궁 근정전(勤政殿) 오봉산일월도(五峰山日月圖)를 본받았음을 추측케 했다. 다행히 최근 국내 학자에 의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니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이번 연수를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지원해준 교총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교총은 행사 진행 중에 긴급 사안 발생 시 신속한 대처로 연수 참여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를 통해 이번 연수가 친화적 복지와 정책적 복지를 실현해 회원의 만족을 배가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회원이 연수에 참가해 회원 간 친교의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