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교육인적자원부는 동일계 대입 정원외 선발 확대, 실업계 수능 신설, 실험실습기자재비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실업교육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그 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건의해 온 실업 교육의 문제점과 해결책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본다.
특히 실업고 교원과 직업교육전문가, 시도교육청 관계자가 참여해 각계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노력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물론 다소 미흡하다는 비판도 듣고 있지만 이번 방안으로 실업교육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 그 예로 2002학년도 실업계고 입시 전형에서 지원율이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진 것을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실업교육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에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우선은 제시된 방안을 보완을 거쳐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하겠지만, 실업교육이 단지 몇 가지 제도를 보완하거나 경제적인 지원을 다소 확대해서 될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문계 고교생은 1. 5%가 중도탈락한 반면, 실업계 고교생은 인문계 고교생의 세 배가 넘는 5%가 중도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산업현장에서 실습 중인 상당수의 학생조차도 특별한 소신이나 준비 없이 무작정 대학에 진학하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실업계 지원 당시의 꿈과 희망에 도달해 있다면 과연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겠는가.
실업고교의 설립 취지는 직업인으로서 기본적 교양을 함양하고 관련 직업 분야의 기초 전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나라의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이런 설립 취지에 부합할 정도로 자기 전공분야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노동에 대한 애착과 열정, 해박한 지식과 기술을 함양하고 있는 지 자문할 일이다.
실업교육 육성 방안의 본질은 실업고를 졸업해도 해당 직능 분양에서 우대 받는 유능한 직업인, 자긍심 갖는 장인(匠人)이 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두어야 한다. 실업고에 근무하는 교사들이 국가경쟁력의 근간을 세운다는 자부심과 사명감 속에 교육에 전념하도록 힘을 실어주는데 두어야 한다.
또 실업계고에 진학시킨 학부모의 어깨가 신명나게 하는 데 두어야 한다. 부디 실업교육이 제자리를 찾도록 정책 담당자와 관계 당국, 교사, 학부모님의 지혜와 노력이 모아지기를 촉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