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가입 34개국 중 15위의 경제 규모에도 불구하고 결핵 발생률, 유병률, 사망률에서 모두 34위로 꼴찌를 하고 있고 치료가 힘든 난치성 결핵인 다제내성 결핵환자 수에서는 단연 1위를 차지해 OECD 가입국 중 결핵 4관왕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결핵 신환자 발생률은 100명, 유병률은 149명이었으며, 사망률은 4.9명이었다. 이는 OECD 가입국 평균 결핵발생률 및 유병률의 9배다. 사망률도 평균의 6배에 달하며, 특히 다제내성 결핵환자 수는 1800명 정도로 560명인 2위 터키의 3배에 가깝다.
최근 수도권 지역의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결핵에 걸려 어린이집 원생들에게 전파됐다는 소식도 언론에 보도됐는데, 이처럼 공동생활을 하는 어린이집, 학교 등에서의 결핵 집단감염 사례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2년도 법정감염병 신고 현황보고에 따르면 결핵은 법정감염병 총 신고건수의 43%인 4만126명으로 그 발생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결핵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 해결을 위해서는 대한결핵협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현재 결핵협회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는 전환기에 있다.
몇 년 전 국정감사 지적 후 재정 감축 일환으로 결핵전문 의료기관인 전국의 복십자의원 6개소가 문을 닫으면서 한국의 결핵관리에 큰 구멍이 발생하고 말았다. 아울러, 각 지역의 결핵관리를 해야 할 대한결핵협회 각 지회들이 경영난으로 지사로 강등되면서 결핵예방관리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이 떨어지게 됐고 이로 인해 결핵관리가 더 어려워지게 됐다.
이런 내부의 어려움을 조기에 극복하고 OECD 꼴찌라는 불명예를 극복하기 위한 경영혁신과 정부 투자가 필요하다.
우선 분산돼 있는 결핵관련 단체를 60년 역사의 대한결핵협회로 일원화하면서 결핵관련 사업능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결핵통합일원화위원회를 구성하고 결핵일원화사업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하루빨리 OECD 국가 중 결핵 꼴찌의 오명을 벗어야 할 것이다.
협회의 STOP-TB 운동본부를 중심으로 국민 계몽사업과 홍보를 통해 결핵사업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 효과적인 결핵환자 관리를 위해서는 이런 공공·민간 결핵퇴치 협력체계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관리가 취약한 청소년, 이주민, 노숙인 등의 경우 기존의 결핵관리체계 및 방법으로는 효과적인 환자발견과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취약계층 관련 기관·단체, 시민사회간의 협력체계 구축은 필수적이다. 협회는 이를 위해 현재 25개 파트너와 함께 STOP-TB Partnership KOREA를 더욱 활성화해 결핵퇴치 협력 강화와 결핵퇴치를 위한 사회적 자원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이다.
그중에서도 주요 STOP-TB 파트너이자 한국교육의 중심인 한국교총과는 청소년들의 결핵예방과 결핵 걱정 없는 학교환경 조성에 힘쓸 것이다. 교사 대상 결핵교육과 홍보, 보건교사를 위한 교육자료 개발·배포, 청소년 결핵예방 캠페인 공동 개최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오랜 전통의 기부문화인 크리스마스 씰 사업을 기반으로 이제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법정기부단체를 만들어 국민들이 결핵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갖도록 해 국가결핵사업을 전 국민의 사업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일도 중요하다. 이 일에 STOP-TB 운동본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때다.
정부는 최근 “결핵퇴치 New 2020 Plan”을 통해 우리나라의 결핵발생률을 2015년까지 40명, 2020년까지 20명 수준으로 낮출 것을 천명했다. 이런 국가결핵사업목표 달성을 위해 결핵협회는 희생과 봉사를 통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STOP-TB 협력파트너들이 ‘결핵에서 자유로운 대한민국 만들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