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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 곤명 해외연수를 다녀와서


겨울방학 동안 유난히 바쁜 일정을 보내면서 한국교총이 주관하는 동계 해외연수 출발 날짜를 손꼽아 기다렸다. 연초에 곤명을 다녀온 지인들의 자랑에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했고 교총이 준비한 고품격 여행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서로 인사도 나누지 못했지만 한 눈에 교육가족임을 알아볼 수 있는 100여분의 동료들과 인천공항에서 만나 3박 5일 간의 여정을 함께 시작했다.

한밤중에 곤명 국제공항에 도착해 꽃을 선물 받았다. 알고 보니 곤명은 꽃의 도시란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비행기에서 또는 마중 나온 현지인들로부터 꽃을 선물 받은 기억을 떠올렸다. 항상 좋은 추억을 갖고 있었기에 출발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곤명은 기후가 온화하고 사계절이 봄과 같아 춘성(春城)이라고 일컬어지는 곳이다. 이름값을 하듯 도시 여기저기에서 화사한 꽃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면서 우연히 캐나다 밴쿠버에서 왔다는 꽃 전문가와 합석하여 환담하는 가운데 곤명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꽃의 도시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차 꽃, 두견 꽃 등이 유명하다고 하지만 향기는 없었다. 화려한 꽃잎에 향기까지 주지 않은 것이 세상의 이치인가 보다.

곤명이 성도인 중국 서남쪽 변방 운남성은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3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지만 사계절 온화한 기후를 뽐내고 꽃을 피우며 여행하기 좋은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은 지리적으로 운귀고원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해발 1800미터에 이르는 고지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는 호텔 25층에 숙박하였는데, 매일 한라산 정상의 높이에서 지낸다고 상상해보라. 백두산에서 급히 뛰다가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고, 알프스 융프라우에서 고산증세로 고생하는 여행객들을 목격한 바가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역시 모든 것을 다 갖춘 곳은 없다.

곤명의 사계절이 봄과 같다지만 세상은 항상 예외가 있기 마련이다. 이상 기후라는 것이 있다. 역시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날씨였다. 그러나 곤명은 여행기간 동안 내내 청명하고 낮에는 봄날 같은 따스한 날씨를 선물했다. 현지 가이드는 요 근래 흐린 날이 많았는데 우리가 복이 많다고 연신 덕담을 늘어놓았다. 글쎄,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들께 기본적인 예의를 표했다고나 할까.

운남성의 자연 경관은 장엄함과 함께 교과서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지하 대협곡, 다양한 종유석과 석순, 폭포 등의 경관을 가진 구향동굴, 광활한 지역에 지표면의 가용성 암석이 물로부터 용해되어 침식 등의 작용으로 다양한 지형을 형성하며 비경을 연출해 세계 지질공원,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석림에서 ‘아!’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취호공원에 날아든 갈매기들의 군무, 그리고 깊은 잠이 들어 누워있는 소녀 같은 서산 기슭의 암석 위에 망치와 정으로 깎아 만들었다는 용문석굴, 비탈진 산에 개발한 계단식 논 등. 카메라를 혹사시켜 매일 관광이 끝나기도 전에 배터리를 고갈시키기에 충분했다.

운남성은 고산 지대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여러 소수민족들이 모여 살고 있다. 말로만 듣던 백족, 이족, 태족, 합니족, 회족, 망족 등등. 그래서인지 순수하고 소박한 매력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운남 민족박물관, 민족촌을 찾아 소수 민족의 의복류, 의식, 음식, 춤, 건축물 등을 견학하였다. 다민족의 문화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좋은 경험이었다.

운남성 소수민족의 삶의 양식을 전통 무용과 현대 무용을 결합시켜 연출한 운남영상가무쇼는 오랜 동안 잊을 수 없는 아주 큰 감동을 선사하였다. 소수 민족이 다수 참여하고, 대부분 전업 배우가 아닌 청소년으로 구성됐다고 하는데, 그들의 혼신을 다하고 아름다우며 역동적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특히 소수 민족 출신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무용가의 ‘달그림자 춤’은 손가락과 어깨, 다리 그리고 온몸이 절제와 부드러움의 조화를 이루어 혼을 몽땅 빼갔다. 공연이 끝나고 출연진이 감사 인사를 하는 사이에 자리를 뜨는 우리네 성급함은 여전했다.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선반의 보따리를 챙겨 승무원을 곤란하게 하는 모습이 연상됐다.

도교 성지로서 대들보, 기와, 창문 등이 모두 구리로 만들어진 금전, 불교 3대 계열이 한곳에 모여 있는 원통사, 호수의 운치와 조화를 이루는 3층의 목조건물 대관루의 관람도 빼놓을 수 없다. 아울러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이범석 장군,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 선생 등이 공부했다는 운남육군강무단을 방문했다.

이번 연수에서 중국 곤명의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을 마음껏 접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연수에 참여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지원해준 교총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다만 빡빡한 일정으로 연수에 참여한 회원과 가족끼리 제대로 친교를 나눌 시간이 부족하였고, 중국의 교육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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