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글로벌 위상이 강화되면서 외국인 수와 다문화 인구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부응해 여러 다문화 지원 정책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달 11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6차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에서 올해부터 2017년까지 시행될 ‘제2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 다문화 관련 5개년 프로젝트가 새롭게 막을 올리게 된 것이다 이로써 과거의 시행착오를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보완되고 체계화된 각종 다문화 프로그램들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시민 기본역량 배양 효과도
국가적인 다문화 사업은 비단 하나의 특정 분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각 분야가 한데 어우러져야 하는 종합적인 측면이 있다. 이런 다양한 요소 중에서도 특히 다문화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나 복지 지원, 언어훈련, 아동의 학교적응 문제 등은 당장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서로 간 문화 차이의 극복, 국민 의식의 변화를 유도하는 홍보호라동 또는 캠페인 등도 중요한 요소다. 특히 사회통합의 측면에서 다수자의 다른 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관련교육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내년에 펼쳐질 다문화 관련 사업은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것이다.
이 중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학교교육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대목이다. 타문화를 공유해 보고 이를 통해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의 자세를 학생들에게 일깨우도록 교육적 노력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바람한 일이다. 왜냐하면 다문화 교육의 성공 요건은 서로 간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할 줄 아는 태도, 즉 다문화 능력(cross-cultural competence)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다문화 능력은 다른 문화와 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 의식을 없애고 상호존중의 문화를 형성해 장차 다문화사회를 온전히 일궈내는데 필요한 요소다. 사회통합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시대에 어울리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배양하는 효과도 있다. 교육현장에서는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 교육을 펼쳐나갈 때 이런 능력을 개발시키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문화 능력 개발에는 세 가지 능력에 대한 훈련이 포함된다. 첫째, 자기 문화에 대한 세계관을 인식하는 능력이다. 둘째, 다른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다. 셋째, 문화 차이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추는 능력이다. 다른 나라나 민족의 문화, 관습, 생활양식 등을 접하고 이해한다면, 상대적 관점에서 이를 존중하고 그런 바탕 위에 원만한 상호작용의 능력을 갖추게 할 것이다. 다른 문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없다면 자기 문화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에 편협한 시각을 바탕으로 오해와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백년지대계 위한 길
다문화 능력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지식을 통해 타 문화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상호작용 능력을 습관화할 수 있다. 이들은 장차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다문화시대를 포용의 정신으로 이끌 사회통합의 역군이 되며, 문화능력을 발휘하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하지 않겠는가. 이런 순기능적 효과에 비춰 볼 때 다문화 능력 교육은 과소평가될 수 없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로써 성급히 단기적 성과를 내려고 하기 보다는 멀리 바라보고 체계성과 지속가능성이 담보된 방향으로 펼쳐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는 다문화 능력 교육이야말로 우리 교육의 미래에 꼭 필요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