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라는 국민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게 돼 있다”고 한 윈스턴 처칠의 말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다. 국민이 뽑은 지도자가 곧 국민의 수준이니, 그 지도자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조차도 국민의 책임이라는 뜻이다. 사전에 철저하게 살펴보지도 않고 이런저런 이해관계로 저울질하다가 국가의 대세를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권을 가볍게 행사하는 사람들, 정치에 회의적이거나 무관심해 아예 투표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있는 현실에서 이 말을 생각하면 더 걱정이 된다.
이번 선거만큼은 우리 국민 모두가 후보자의 사상을 먼저 봤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사상은 그 사람의 내면을 드러내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생각이나 사상이 바로 그 사람이다.
멀리 보고 희망 품는 대통령
현대는 가히 말의 홍수 시대다.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온통 정치인 이야기가 넘친다. 정치에 대한 드높은 관심으로 후보자의 말 한마디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반응들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위대한 대통령을 찾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각 후보들이 내놓는 말의 잔칫상 앞에서 어떤 말이 진정성이 있는지, 누구의 정책이 실현가능한 정책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
다행히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지 후보자의 언행이 그대로 노출될 만큼 투명한 세상이 됐다. 국민들을 잠시 동안 속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실은 늘 밝혀지기 마련이다.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시간이 지나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공자의 말처럼, 지금 우리는 후보자의 마음을 알기 위해, 진정성이 있는가, 가면을 썼는가 알기 위해 눈과 귀를 집중할 때다.
누구의 말이 알맹이도 없으면서 쉬지 않고 떠들어 대는 말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 후보가 살아온 이력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사람은 자기 생각만큼 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교직에 몸담고 있으니 무엇보다도 두려움과 불안의 블랙홀에서 허덕이는 이 땅의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진정으로 희망을 주는 교육대통령을 원하게 된다.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몇 십 년 동안 바뀌지 않는 변함없는 가치의 초석을 놓을 수 있는 위대한 대통령 말이다. 멀리 보고 희망을 품어야 하는 것은 역시 교육이기 때문이다. 과감한 정책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갈 수 있는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사심과 욕심이 없는, 국민을 존중하고 무서워하는 인물일 것이다.
교육문제로 끝장토론 했으면
모든 문제에 앞서 교육문제만이라도 제대로 풀어줄 수 있는 교육대통령은 한 순간의 인기를 위한 전략이나 단기적인 처방으로 산적한 교육문제를 풀지 않고 멀리, 길게 보는 안목으로 공부하는 대통령이다. 세계적인 석학이나 사상을 접하기 위해 부단히 책을 보는 대통령이었으면 더욱 좋겠다. 참모를 쓸 수도 있겠지만 그 자신의 혜안이 부족하다면 사람을 골라 쓰는 것조차 위험하기 때문이다.
어둠을 밝히는 아침 해처럼, 고통과 시련의 아픔에 울고 있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바라보고 따르며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위대한 교육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후보자들이 함께 교육문제를 놓고 끝장토론을 벌이는 모습도 보고 싶다. 그것도 3회 이상이면 더욱 좋겠다. 신문이나 텔레비전으로 스치듯 지나가는 모습으로는 진면목을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초등생들조차도 토론을 시켜 보면 그가 가진 실력이나 인간성까지 다 드러난다. 언론 플레이로는 얼마든지 국민을 속일 수 있다. 참모들이 적어준대로, 교육 받은 대로 줄줄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토론을 하면 아는 것만큼, 경험한 것만큼, 책을 본 만큼 드러나니 말 속에 담긴 지혜로움과 위대한 생각을 듣고 싶은 것이다. 특히, 인간적인 면모까지 볼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위대한 자도자의 탄생을 기다리며 그의 모든 생각을 직접 듣고 싶다. 비단 필자만의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