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에서 욕설이 빠지지 않고, ‘막말 문화’가 몸에 밴 우리 청소년들이 배려와 존중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다고 나아질까 싶은 생각이 든다. 매일 마음에 들어오는 언어가 폭력적이라면 청소년들의 마음도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학교 수업 시간에, 또는 가정 밥상머리에서 아름다운 언어 생활을 강조해서 청소년들이 은어와 욕설을 쓰지 않게 되면 나아질까?
아이들 휴대폰·인터넷 소통
그래봤자 그 언어는 그들의 언어가 되지 않는다. 그 언어는 어른들과 있을 때만 쓰는 외국어로 남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진짜 ‘대화’를 하는 것은 부모님과 밥상머리에 있을 때도, 선생님과 교실에 있을 때도 아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대부분의 ‘소통’을 하는 시간은 휴대폰을 붙잡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때다.
이제는 교실과 가정, 심지어는 지역사회라는 틀을 벗어나 인터넷 공간에서 이뤄지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이미 시작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선플달기’ 운동이야말로 그런 면에서 다시 부각돼야 할 실질적인 인성교육 실천 방안이다.
인터넷과 게임,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유행하는 SNS, 카톡 등을 통해 매일 악성 댓글과 폭력적인 채팅에 노출되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은 매일처럼 악플을 보기도 하고 직접 악플을 달기도 하면서 폭력의 순환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런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2007년부터 등장한 것이 선플달기 운동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가장 가까운 언어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숨통을 만들어주는 선플달기 운동을 새롭지 않다는 이유로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하나같이 “조금의 선플달기 실천만으로도 학교생활에서도 욕을 쓰지 않게 되고 폭력적인 마음도 순화된다”고 한다. 또 “어른들도 선한 댓글로 깨끗한 인터넷 세상을 만들어주시면 좋겠다”며 어른들의 모범을 기대하기도 한다.
가끔 올바르지 않게 선플을 달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교육을 학생들이 100% 완벽하게 소화할 수는 없단 점을 생각한다면 그런 문제로 인해 선플달기 운동의 효과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어른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을 보듬어 주지는 못할지언정 수많은 청소년과 선생님들의 봉사를 헛되다고 치부하는 경우를 보면 씁쓸하기 짝이 없다.
선플달기 운동은 최근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전국선플교사협의회, 선플누리단 등이 함께 참여해 학교별로 선플 봉사활동을 장려하고 학생들이 온라인상에 단 선플을 확인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동하는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선플교육양식에 따라 시민단체의 선플달기 규격에 맞게 학생이 선플을 올리고, 각 학교의 선플 지도교사의 확인과정과 필터링을 거쳐 봉사활동확인서 발급이 가능해진 것이다.
언어순화 넘어 시민의식까지
이렇게 선플달기 운동이 봉사활동이란 개념으로 정착되면서 단순히 언어순화 교육의 의미를 넘어서 공동체적 삶을 생각하고 건강한 인성을 형성하고 배움을 실천해 가는 활동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간존중 정신과 긍정적인 태도 형성, 사회성 개발, 자신감과 지도력 형성, 공동체의식 함양,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감 함양에도 도움이 된다. 입시위주의 교육현실에서 한숨돌리는 유일한 공간이 인성교육의 장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상에 게시된 글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종합해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선한 댓글을 다는 일은 고민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선플은 단시간에 즉각적인 반응으로 쓸 수 있는 악플과는 그런 면에서 대비된다. 그렇게 선플을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자연스레 인성 뿐만 아니라 사고력도 기를 수 있다면서 사고력도 기를 수 있다.
각종 폭력의 출발점은 언어라고 한다. 언어순화교육이자 자원봉사의 일환인 선플달기 운동은 더 정착되고 지속적으로 장려되고 촉진돼야할 미래세대를 위한 인성교육이다. 햇수로 6년째로 접어드는 선플달기 운동을 통해 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가 한 발 더 다가오길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