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그 시작부터 후세대를 올바르게 기르기 위해 노력해왔다. 교육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긴 시간동안 계속됐다.
그런 교육의 오랜 역사 속에서 지금과 같은 형태의 학교가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지만, 오늘날 학교는 후세대를 위한 교육의 중심에 있다. 그런 만큼 학교가 가지는 의미도 복잡다단해졌다. ‘학교는 어떤 곳인가?’, ‘학생들은 왜 학교에 다니는가?’, ‘학교에서 교사는 왜 학생들을 가르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게 한두 문장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경쟁 속 본질 상실한 교과교육
그래도 학교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활동이 무엇인가는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교과를 통해 지식을 가르치며 바람직한 인성을 형성하도록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다.
학생이 교과가 목표로 하는 지식이나 기능을 습득하는 것이 교과교육의 목표라는 관점에서 볼 때, 요즘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과공부는 그 목표와 다소 거리가 있다. 오늘날의 학생들에게 교과공부는 교과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것들을 습득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교과공부는 세속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미로 더 강하게 다가온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학교에서 하는 교과공부는 경쟁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점점 더 그 본질적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학교가 바람직한 인성을 형성하는 곳이 아니라 경쟁을 위한 곳이라고 느껴질 때, 학생들의 마음은 교과공부가 형성하고자 하는 본질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 갈 수밖에 없다. 경쟁의 분위기 속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친구는 함께 하는 가까운 사이인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경쟁자가 된다. 지나친 경쟁의 분위기는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런 스트레스는 학생들에게 비뚤어진 심성을 갖게 하고 학교폭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교과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는 교과가 추구하는 참된 교과 목표를 도달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예컨대, 도덕교과는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 형성의 토대를 마련하는 교과다. 도덕교과를 제대로 공부한 학생이라면 마땅히 도덕적으로 성숙한 인격 형성의 바탕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교과교육을 통해 각 교과의 특성을 살려 인성교육을 바르게 실시한다면 굳이 다른 특별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아도 학생들의 인성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학부모들도 지식 위주의 성적 향상만을 요구하기보다는 교육의 본질적 목표에 도달하는 교육을 요청해야 할 것이다.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이 가능한 다양한 양질의 교육자료를 제공해 준다면 인성교육을 위한 교과교육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교과교육의 지향점은 바른 인성
교과교육은 각 교과의 지식 및 기능의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지식 및 기능을 토대로 하여 바른 인성을 지닌 인간, 창의적 인간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므로 학교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 교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성교육 책자와 자료 등이 개발되어 학교현장에 보급되었으면 한다. 인성과 창의성이라는 교육과정의 양대 목표는 결국 교과교육을 통하여 구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