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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이야기> 복숭아벌레

"그런데 선생님, 복숭아벌레 먹어봤어요?"
"아니, 왜?"
"그런데요, 선생님, 복숭아벌레 먹으면 예뻐진대요. 저도 모르고 먹어봤는데요,. 진짜 예뻐지는 것 같았어요."
"지현아, 고맙지만 선생님은 복숭아벌레 안 먹어도 될 만큼 충분히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아니에요. 그거 먹으면요, 이런 거 이런 거 다 없어질 것 같아요."하며 내 얼굴에 기미며 잡티를 사정없이 손가락 끝으로 가리킨다.

`아이구! 이 못말림증'

쉬는 시간에 지현이가 친구들을 괴롭히고 있노라고 한 아이가 불만에 찬 표정으로 이야기하 길래, 사정도 알아볼 겸 이야기도 해 볼 겸 지현이를 앞으로 나오래서 두 손을 맞잡고 나지막이 타이르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영 제대로 듣지 않고 발로 장난만 하고 있다.

"지현아, 선생님 봐야지. 선생님이 말씀하실 땐 선생님 눈을 보고 잘 듣는 거야."

하지만 겨우 눈을 맞추기를 잠깐, 나를 쳐다보는 지현이의 눈이 예사롭지 않게 반짝거리더니, 점점 더 동그래지면서 코끝이 닿을 정도로 내게 얼굴을 바짝 들이댄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바로 복숭아벌레 얘기다.

지현이 눈에는 자기를 걱정하고 염려해 주는 내 마음보다는 내 얼굴에 기미며 잡티가 먼저 눈에 들어 왔나보다. 그래서 복숭아벌레를 먹어보라는 거다.

그러고 보니 복숭아벌레를 먹으면 예뻐진다는 얘기를 어디서 듣기는 했는데, 내가 어디선가 들을 듯한 얘기를 지현이는 참 잘도 기억해 두었구나. 그래서 제 선생님 피부가 곱지 않다고 복숭아벌레를 처방해 주는 우리 지현이는 한동안 "있잖아요, 선생님"하며 내 뒤를 졸졸 따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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