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현장제언> 또 하나의 장밋빛 계획

현재 고3 학생들이 중3이던 1998년 정부는 2002학년도 이후 새 대입제도를 발표했다. 그리고 어느새 시행 첫 해가 됐다. 언뜻 획기적 대안으로 보였던 방안이었지만 학력 저하와 성적 부풀리기, 수능시험 난이도 조정 실패, 논술 및 자기소개서 과외 성행, 쏟아지는 경시대회와 상장 등 고질적인 입시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7월 20일 교육인적자원부는 2005학년도 이후를 겨냥해 수능시험을 Ⅰ·Ⅱ로 분리하고 시험 횟수도 늘리며 반영 방법은 대학에 일임한다고 했다. 그밖에도 2004학년도 이후에는 학기 당 이수 과목을 6,7개로 축소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35명으로 줄이며 교원은 2만3000명 늘리기로 했다. 이번의 개선 계획은 직접적으로 7차 교육과정의 성공 여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런데 내년부터 적용되는 고교 7차 교육과정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 시행에 따른 준비가 미흡해 많은 차질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여건에 따라 실천 가능한 것부터 점진적·탄력적으로 운영하면 된다지만 현장은 그게 아니다.

교육적으로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제도를 놓고 그것을 전제로 입시제도를 시행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스런 일이다. 고교의 7차 교육과정에서 3년간 이수해야 할 총 이수 단위가 216단위로 6차 때의 204∼214단위보다 오히려 많다. 그런데 완성 연도인 2004학년도 이후 학기 당 이수과목을 6, 7개 과목으로 줄인다는 것은 7차 교육과정의 기본 틀을 바꾼다는 것인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현 교육정책을 보면 우리 나라의 일그러진 건축문화를 보는 듯하다.

2005학년도 이후의 대학입시라는 건물을 짓기 위한 토목공사는 고교에서 학생 선택중심 7차 교육과정의 성공적 정착이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학벌주의의 타파다. 아무리 이상적인 제도가 마련된다 해도 지금과 같이 명문대학을 나오는 것이 사회에서 곧 성공을 보장받는다는 식의 풍토에서는 무의미한 처방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선진국의 제도가 우리에게 반드시 맞는 것인지는 다시 한 번 냉정히 따져 봐야 한다. 대학입시에 관해서 만큼은 전 국민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특수한 풍토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부의 `교육여건 개선추진계획'의 성공 여부도 대학입시제도에 달려 있다. 금년 말까지의 확정안은 `학교교육 정상화'와 `학벌주의 타파'라는 우리 교육계의 두 가지 숙원을 해결하는 방향에서 입안되기를 기대해 본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