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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대학 등록금 인하 국민적 합의 전제돼야

최근 대학 등록금 인하 문제로 전국이 뜨겁다. 대학 등록금 인하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향도 매우 강력하다. 정치권은 적절한 정책 입안과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고 대학생들은 동맹휴업, 촛불시위를 강행하는 등 실력 행사에 들어갔다.

현재 각계각층에서 등록금 상한액·상한률 제한, 장학금 확대, 등록금 인하, 기여입학제 도입 등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더불어 감사원의 대학 재정에 대한 고강도 감사가 뒤따를 예정이다. 이제 그동안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던 대학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과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때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대학 등록금 과다 문제가 이슈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터무니없이 고액인 것도 문제지만, 지출에 대한 객관성·공정성·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아 불만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대학 등록금에 대한 검은 그림자를 대학 당국 스스로 제거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대학 등록금 문제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고 가야 할 중차대한 과제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대학 등록금 인하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어야만 한다. 그동안 고액 등록금에 짓눌려 온 학생·학부모들의 고통은 이제 인내의 한계점에 다다랐다. 정치권의 백가쟁명식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일부 대학생들이 동맹휴업을 감행하고 거리로 나와 ‘반값 등록금’을 외치는 것도 우리나라 대학의 고액 등록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웅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대학 등록금 인하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대책 도출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이 고려돼야 한다.

첫째, 이번 대학 등록금 인하 문제가 정치적·포퓰리즘적 시각으로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현실과 유리된 정치적 공방과 선심성 경쟁을 경계해야 한다. 물론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대선 등에서의 표를 의식하고 현실성 없는 대안 제시로 국민들을 호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대학 등록금 인하 문제는 정부 예산, 국민 세금 등과 직결된 문제로 정치성을 탈피해 순수하게 교육적 견지에서 논의돼야 한다.

둘째, 대학 당국 스스로 등록금 인하를 위한 합리적인 자구 노력에 나서야 한다. 합리적인 등록금 기준 제시, 예산 회계의 투명성 담보 등을 통한 낭비 요소를 줄여 대학 재정 구조의 건전성 확보에 앞장서야 한다. 또 등록금 인하를 통한 대학 재정구조의 선진화를 이룩해야 한다. 기업의 목적이 영리인데 반해, 대학의 근본적 목적은 육영(育英)이라는 점을 직시하고 학생 부담 완화로 대학교육 본연의 공적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아울러, 비합리적인 예산 편성, 과다한 적립금 관행, 교수 및 교직원 연봉, 교수 안식년제 등에 대한 투명화와 자율적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셋째,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과 함께 조세제도 개편 같은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칭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을 제정하고, 대학 교원의 연구비 비과세, 기부금에 대한 법인세 과세 특례 기간 연장 및 세액 공제 등이 법제화돼야 한다.

그동안 고교등급제, 대입본고사 금지 등과 함께 ‘대입 3불 정책’ 중의 하나로 불허돼왔던 기여입학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우리 현실에서 기여입학제는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 대학의 검은돈 장사 등의 우려가 강하므로 국민적 합의와 역기능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선택적 기여입학제 고려 등 단계적·장기적 입장에서 아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번 대학 등록금 인하 문제는 언젠가는 털고 가야 할 이슈였다. 그리고 이는 우리 사회와 교육의 발전 과정에 따르는 일련의 성장통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고액 대학 등록금 문제에 자유로운 역대 정권ㆍ정부는 없었다. 따라서 정치권, 전문가, 대학, 학생, 학부모를 비롯한 전 국민이 배타적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합리적이고 적절한 대안 마련에 솔로몬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결국 이번 반값 등록금 인하 쟁점은 정부, 대학, 학생, 학부모 등을 비롯한 국민 모두가 공감·동의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국민적 합의 도출과 개혁의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학 등록금 인하에 관한 갈등이 고액 등록금으로 심신(心身)의 애로를 겪고 있는 학생·학부모들의 고통을 분담하고, 나아가 대학이 교육 연구와 진리 탐구의 요람으로 거듭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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