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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과학실험, 한번이라도 제대로 하자

매년 4월이면 과학의 달이라하여 과학관련 행사가 나름대로 풍성하게 열린다. 또한 4월 21일이면 과학의 날이라하여 기념식이 열리곤 한다. 본디 우리나라 과학의 날의 제정 기원은 나름대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일제강점기인 1934년 4월 19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용관 선생님의 주도로 찰스 다윈 서거 5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제1회 ‘과학데이’로 삼아 행사를 벌였으며, 과학의 날 노래까지 있었다.

그 이후 이 행사는 일제의 탄압으로 지속되지 못하다가 해방 이후에 과학기술처 발족일인 1967년 4월 21일을 기념해 1968년 ‘과학의 날’로 정해졌다. 그런데 오늘의 현실은 독립된 과학기술부가 교육인적자원부와 통합되어 더 이상 독립된 정부 기구로 남아 있지 않으며, 그 어려운 일제 강점기 하에서도 이루어졌던 대중의 과학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공감대는 크지 않은 것 같다.

그 증거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학에 대한 중요성은 식상할 정도로 정치 구호화 되어 저잣거리를 난무하고 있지만 현실 속에서는 그 움직임의 지표는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들이 몸담고 있는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만 보아도 그 증거는 곳곳에서 살이 있다. 이공계 기피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국제학력 테스트인 PISA나 TIMMS 결과에서 과학을 즐겁게 여기고 과학에 자신감을 가진 학생들의 비율이 주요 국가들 중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그저 우리 아이들에게 과학은 여전히 어려운 과목일 뿐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 아이들의 꿈의 목록에서 과학자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 원인과 처방이 나오겠지만 가장 큰 처방은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과학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과학교육에 눈을 돌려 보면 그 방향이 잡힐 것이다. 물리를 공부한 학생과 전혀 공부하기 않은 학생이 모두 물리학과에 가는 현실, 미·적분을 모르는 학생이 공과대학을 가는 현실로 이어지고 있는 교육과정 상에 나타난 모순점을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인문계열 학생들은 차치하고라도 자연계열 학생들의 경우 과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어야 함에도 과학 과목을 선택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한국 사회 발전의 장밋빛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특히 교육대학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과학에 대한 생각이 정립되지 않은 인문계열 학생들이 거의 입학생을 독식하고 있는 현실은 그대로 학교 현장으로 이어져, 재미있고 즐거운 과학 시간이 아닌 따분하고 어려운 과학 시간으로 전락해가고 있다. 한국과학교육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과학을 필수과목으로 바꾸는 등 교육과정이 개편되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는 어떤 이의 표현에 함축되어 있다. 그러나 7차 교육과정과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 이것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여전히 이 구호가 유효하게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답답할 따름이다.

또한, 여전히 과학실험실 현대화 사업 등 많은 가시적인 성과가 있음에도 교사 자신의 변화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Hands on Activity는 사라지고 개념 위주의 교과서라는 종이와 컴퓨터 모니터에서 시뮬레이션만으로 움직이는 과학은 개선되어야 한다. 사실 ‘입시, 시설 미비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다. 그러나 어려움만 되뇌이며 실천하지 않는 교실 현장을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은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 한 학기에 몇 번만이라도 살아 움직이는 교실 현장으로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황 탓만 늘어놓는 정치성 구호에 갇힌 과학교육이 아닌 작은 것부터 실천하려는 과학교사, 그리고 직접 실험하고, 스스로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수행하는 학생, 이들 모두가 살아 움직이는 과학교실 여기서부터 또다시 출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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