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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단군 부정하는 초등 교과서

초등6 사회-신화만 요약 `곰의 아들'로
`허구' `우상'이라며 학생들도 존재 부정
학자들 "國祖 인정하고 관련내용 고쳐야"

학교 내 단군象 훼손 사건과 관련해 단군의 실존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현행 초·중등 교과서가 단군을 서로 다르게 서술해 교사와 학생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현재 초등의 경우 6학년 1학기 사회과목 8쪽에서 단 한 문장으로 단군 왕검을 서술하고 있다. `하느님의 아들인 환웅과 곰이 변하여 사람이 된 웅녀 사이에서 태어난 단군 왕검은 이 땅에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세웠다'가 전부다.

삼국유사의 단군신화 부분만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해 놓은 셈이다. 한 술 더 떠 교과서 하단에는 `동욱이는 우리 나라 역사가 깊고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세운 단군 왕검이 `하느님의 자손'이라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게 느껴졌다'는 기술도 있다.

교과서 기술내용만 보면 단군은 그저 신화 속 가상 인물일 뿐이다. 이와 달리 고교 국사의 경우 `고조선은 단군 왕검에 의해 건국되었다고 한다'는 가설적인 문장으로 서술돼 있어 소극적으로나마 인정하는 분위기다. 또 중학교 국사는 `단군의 고조선 건국'이라는 부제의 단원에 `고조선의 단군 왕검은 종교와 정치를 함께 지배하는…'이란 내용으로 쓰고 있어 단군의 존재를 사실로 인정하는 느낌이 강하다.

이와 관련 초등교사들은 사회 교과서에서 단군을 `곰의 아들' `하느님의 자손'으로만 서술하는 것은 중·고교와 일관성도 없고 아이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북 지곡초등교 권광식 교사는 "6학년 학생에게 단군이 있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절반에 가까운 70여 명이 없다고 말해 놀랐다"며 "신화로만 기술한 교과서와 불분명한 교육지침이 아이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준 셈"이라고 우려했다. 교사들조차 단군을 신화로만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대전 S초등교의 한 교사는 "별다른 지침서나 자료가 없어 교과서 그대로 단군을 신화 속 인물로만 가르치고 있다"며 "아이들도 단지 그렇게 이해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런 교육방식 때문에 중·고생들에게는 단군이 신화 속 인물을 넘어 숭배의 대상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서울 Y고 이 모군은 "선생님이 뭐라고 설명해 주셨는데 잘 모르겠구요. 신화만 생각나요. 친구들 중에는 단군이 우상이라며 믿지 않는 애들이 많아요"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교육부 사이버소리함에는 우리 민족의 뿌리를 흔드는 일제 식민사관을 버리고 단군을 교과서에 충실히 반영하라는 교사들의 요구가 수 십 여건 올라 있다. 교사들은 "일본은 없는 역사를 날조하면서까지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려고 하는데 우리는 이미 학계에서 인정하고 있는 사실조차 국정교과서에 싣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김만곤 장학관은 "초등생의 인식수준을 고려해 단군에 대한 기술을 가볍게 처리한 것"이라"자세한 내용은 교사용 지도서에 제시돼 있으므로 교사들이 잘 가르치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역사 전문가들은 교과서에서 단군의 실존을 인정하고 그 자료로서 단군신화 등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노명호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삼국유사의 신화를 그대로 요약한 것은 학생들의 역사인식에 혼란을 줄 수 있어 부적합하다"며 "국조 단군이 고조선을 세웠다는 사실을 명기하고 단군에 대한 서술이 여러 사료에 신화의 형태로 제시돼 있다는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재택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사회교육팀장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명확히 밝힐 수 없는 國祖를 신화 형식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신화이기 때문에 모든 사실을 부정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역사관"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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