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소위 임용고사)을 불과 1개월 남겨놓고 있는 교육대학 4학년 학생들은 올해엔 또 신규교사 모집 인원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일련의 기사들을 접한 교대생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지난해 감사원이 교육부 감사결과 교대 신입생 정원을 현재의 6천명에서 4천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권고한데 이어,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내 논 ‘저출산 및 학교 교육 변화에 따른 교원정책 수립 기초 자료 조사·정책연구자료’에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초등 교원을 전혀 신규 채용하지 않아도 2012년에는 교원 수가 소요 정원보다 많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런데 이러한 제안들은 저출산에 따른 초등학교 학령아동의 감소를 경고하는 것으로서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것들이나 교원의 수급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제안들이 얼마나 졸속이고 무모한 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교육활동의 규모가 방대해짐에 따라 교원의 수요와 공급을 계획적으로 조절하는 문제가 중요시되고 있다. 교원의 수요는 교육 내적 요인과 교육 외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교육 내적 수요 결정요인은 취학률, 교사 1인당 학생 수, 교원의 법정정원 충족률, 교원의 이․퇴직률, 학생의 주당 수업시간, 교원의 주당 수업시간 및 업무량 등이며, 교육외적 수요 결정요인으로는 인구의 변화, 출생률, 교육예산, 타 직종의 취업상황 및 봉급수준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교원의 공급 결정요인은 교원양성기관의 체제 및 정원, 자격증 소지자 비율, 임용자 비율, 임용을 위한 예산제약 등 정책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교원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해 종합적으로 계획한다 해도 수급 사이에는 장기간의 시차, 인구이동, 교원 이직률의 변화, 교육예산의 배분, 개혁에 대한 정책결정자의 의지 등 여러 변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정확히 들어맞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제안들은 교원의 수급에 대한 치밀한 계획도 없이 주로 저출산에 따른 학령아동의 감소라는 변인에만 초점을 맞추어 과감하게도 교원의 정원과 교육대학 학생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몇 가지 다른 변인만을 고려해보아도 당분간 교원정원은 증원돼야 한다. 예컨대, 농어촌 인구의 대도시 유입에 따른 농어촌지역 학교의 학급당 학생수 감소와 대도시 학교의 학급수 증가, 그리고 OECD 교육지표(2003년)와의 비교 등은 교원증원의 필요성을 말해준다. 즉,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우리가 30.2명인데 OECD국가 평균은 16.5명이며, 학급당 학생수도 우리가 34.7명인데 반해 OECD국가 평균은 21.4명이다. 따라서 우리가 선진국 수준은 고사하고 OECD국가 평균에만 이르기 위해서라도 교원은 엄청나게 증원돼야 한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에 대해 교육부가 “소요 교원 수 추정 결과에 차이가 있으며, 앞으로 2010년까지는 매년 일정 규모의 초등교원 신규 증원이 필요하다”고 해명한 것과,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최재성 의원이 “초등교원 법정정원 확보율(98.39%)의 하락이 교원의 주당수업시수와 교원 1인당 학생수, 학급당 학생수의 악화로 이어져 학급당 35명을 초과하는 초등학교 과밀학급이 전국적으로 31.3(경기 74.8)%나 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담임기준으로만 전국적으로 3만 9758명, 경기도에 2만 여명의 신규 교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앞으로 교원증원의 필요성을 입증해주고 있다.
교원수급은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중․장기 계획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금년도 초등학교 신규교사 모집정원은 ‘교육공무원임용후보자선정경쟁시험규칙’ 제9조2항 ‘~시험실시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시험기일 20일전까지 공고하여야 한다’는 규정에만 충실한 채 시험일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아직까지도 모집 정원을 발표하지 않음으로써 교육대학생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