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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위기의 선생님’ 보도, 문제 있다

SBS가 ‘위기의 선생님’이라는 연속기획을 통해 촌지, ‘철밥통’ 교사직 등의 문제를 제기, 이른바 교원 때리기를 한 이후 교원단체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촌지 문제에서는 촌지를 주지 않아 공부나 청소에서 사사건건 교사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는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철밥통 교사직’에서는 우수한 인재들이 임용고시라는 관문을 뚫고 교사가 되면 자기계발 대신 무사안일하게 된다는 것이 교육계 안팎의 지적이라면서 정년까지 보장되는 교사는 ‘철밥통’이라는 말까지 나돈다고 보도하고 있다.

교사들의 촌지 문제는 교육개혁이나 교원평가 문제가 불거지면 으레 비난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단골 메뉴로 비단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촌지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로 촌지를 주는 학부모도 없고 촌지를 받는 교사도 없다. 우리는 일본과 달리 정(情)적인 사회라서 그런지 몰라도 혹독한 비판과 감시에도 촌지가 근절되지는 않고 있다. 촌지로 인해 교육적인 가정 방문도 금지됐으니 촌지의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그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촌지(寸志)의 원뜻은 “속으로부터 우러나온 마음을 나타낸 작은 선물”로 과거에는 스승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원뜻 그대로의 촌지가 존재하였고 이는 사회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발전의 와중에서 배금주의의 여파로 일부 학부모들의 지나친 이기심과 일부 교사들의 그릇된 배금 심리가 맞물려 촌지가 뇌물로 변질되고 그 단위도 커짐에 따라 촌지는 촌지가 아닌 부패 문제가 되었다.

과거 경기가 좋을 때는 교직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직종이었으나 지금은 불경기인데다가 과거보다 여건과 대우가 나아지고 안정적인 직종으로 인식되어 인기가 높다. 그런데도 자기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자기개혁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사회가 인식하여 교직을 ‘공무원 철밥통’, ‘교수 철밥통’ 과 같은 맥락에서 ‘철밥통 교사직’으로 지칭하고 있다. ‘교재 연구도 안 하고’, ‘방학 동안 놀면서도 봉급은 받고’, ‘다른 직장은 50대를 넘기기 어려운데 62세까지 정년을 보장받고’ 식으로 멋대로 인식하면서, 그러면서도 교원평가를 하자니까 이 핑계 저 핑계로 반대만 하니 ‘철밥통’이 아니냐는 것이다.

IMF 파동 이후 정부의 일방적인 정년단축 횡포를 계기로 교직단체들이 교권 보호를 위해 대정부 투쟁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학부모 단체나 언론 등에서 교직사회를 자기개혁을 외면하는 철밥통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교원평가를 둘러싸고 그러한 인식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누구보다도 도덕적이고 자기비판에 철저해야 할 교직 사회가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만큼 자기개혁을 하지 않는 것을 비난한다면 이는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일부 몰지각한 교사들이 저지르는 부도덕한 사례를 들어 교직 사회 전체를 매도하거나 교권보호를 위한 교직단체들의 투쟁을 앞뒤 따지지 않고 두부모 자르듯 하여 철밥통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교직은 특성상 교사의 권위가 절대 필요한 직종으로 정당한 권위를 상실한 교실에서 교육과 학생지도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더구나 교사와 교직이 몰염치한 것으로 인식될 때 교사가 존경의 대상이 될 리가 없다. 교직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학생들도 시청 가능한 시간대의 뉴스 방송에서 교직사회를 극단적인 사례를 들어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교직사회를 부패하고 이기적인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과 교육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국가 사회가 교권 보호에 적극 나설 때 이는 가능한 일일 것이다. 교육계도 이번 사건을 일과성으로 넘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자기성찰의 계기로 삼아 자기개혁에 보다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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