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립대학들의 적립금이 매년 쌓여가는데도 등록금은 매년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사립대들이 학생들에게 재정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 소속 최순영(崔順永.민주노동당) 의원이 15일 교육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와 2년제 사립대의 적립금 총액은 5조3천153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2000년 사립대 적립금 총액 3조5천782억여원과 비교하면 70% 가깝게 규모가 커진 액수다.
사립대 적립금 총액은 2000년부터 매년 단 1차례도 감소하지 않았고, 2001년 4조원대 돌파에 이어 2003년 5조원대를 넘어섰다.
이에 반해 사립대 등록금 평균 인상률의 경우 2000년대에 들어서기 전에는 1%대 미만에서 오르거나 동결됐지만 2000년 9.6% 급등하더니 매년 5% 이상의 상승률을 유지해왔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적립금 액수가 가장 컸던 대학은 5천738억여원을 기록한 이화여대였으며, 홍익대(2천920억여원, 연세대(1천684억여원) 청주대(1천619억여원), 경희대(1천353억여원) 등이 뒤를 따랐다.
한편 이화여대는 올해 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 총액이 700만원대로 등록금이 비싼 대표적 대학 중 하나로 꼽혔다.
최 의원은 "대학들의 '묻지마 적립' 현상이 심각하고 교육부도 이를 방관하고 있다"며 "이는 대학 등록금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적립금 상한 법제화(대학 운영수입총액의 2분의 1이하) ▲ 적립계획 사전보고 절차 및 제재 조치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