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교육청이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 시험에 스님을 비하하는 문항이 실려 불교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1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교육청이 실시한 2005년 중3 학업성취도 평가 시험 가운데 사회과목 16번 문제에서 '다음 보기에 제시된 속담들을 통해 공통적으로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개념은'을 물으면서 제시한 속담들 중 '중이 고기 맛을 알면 파리도 남지 않는다'와 '내가 중이 되니 남아도는 것이 고기구나' 등 스님을 비하하는 2개 문항이 실려 있다.
이들 내용은 특히 자원의 상대적 희소성이란 답을 요구하는 문제의 출제 의도와 거리가 멀어 보기 문항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불교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남교직원불자연합회는 "스님을 비하하는 이런 문항을 어린 학생을 상대로 한 시험문제에 사용한 것은 신중치 못한 처사이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마산과 창원지역 사찰 신도들도 교육청에 항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당시 시험을 치렀던 중3 학생들의 불만과 함께 시험을 치른 학생들로 부터 이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학부모들까지 반발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말썽이 일자 도교육청은 "이번 문항으로 학생들에게 특정 종교에 대해 좋지 못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점을 솔직히 시인한다"며 "이 모든 결과가 의도하지 않았다하더라도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고영진 교육감도 이날 예정됐던 추석맞이 복지시설 방문 일정을 미루고 마산 정법사와 창원 성주사 등 마산.창원지역 주요 사찰을 순회하며 공식 사과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