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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알뜰시장의 힘


작은 시골학급, 4학년 한반 인원은 18명. 몇 명을 제외하곤 가정형편이 썩 좋지 않았다. 아이들은 노력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부정적 생각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래서 모난 행동, 모난 말들이 더욱 도드라지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나는 뿌린 대로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얼마나 좌우할 수 있는지 실험해보기로 했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관찰하면서 칭찬할만한 행동을 한 아이들에게 칭찬스티커를 1개씩 나눠줬다. 주변을 감동시킬 정도의 행동은 2개씩 나눠줬다.

그리고 어느 정도 모은 칭찬스티커는 장난감 화폐나 예금통장으로 전환시켜줬다. 나는 물건의 가격을 칭찬스티커의 개수로 매긴 스낵코너, 분식코너, 문구류코너, 장난감과 악세사리 코너를 마련해서 교실에서 작은 알뜰시장을 열었다.

“선생님, 저 파리 잡을게요. 잡으면 칭찬스티커 주세요.”
“선생님, 제가 이것 정리할게요. 저 착하죠?”
“아, 선생님! 제발 스티커만은 떼지 마세요. 앞으로 잘할게요.”

분기마다 알뜰시장을 개최하면서 아이들은 참 많이 변했다. 내 허리를 끌어안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말은 진심이었다. 때로는 어른스럽게 “선생님,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어떻게 해요”하고 나를 걱정했다.

때로는 아이들에게 물질적 가치를 너무 심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서 항상 칭찬과 격려도 함께 심어줬다. 알뜰시장 운영에 재정적인 부담을 느낀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후 알뜰시장을 통해 학급경영이 수월해진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은 셈이다.

“선생님, 알뜰시장 너무 재미있어요!”
“선생님, 우리가 그렇게 좋으세요? 선생님 것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요?”

아이들은 그때의 추억을 가지고 이제 5학년이 되었다. 아이들이 ‘노력한 만큼 결실 있는 보람’을 계속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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