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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매일 한권씩 책 모으는 선생님

청주 대성중학교 강전섭(49.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교사의 집은 '작은 도서관'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수천권의 책들이 차곡차곡 단정히 꽂혀 있기 때문이다.

15년전 청주대 대학원에서 논문을 쓰면서 자료의 소중함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책을 모으기 시작한 강씨가 지금껏 모은 책은 7천여권.

매일 1.2권의 책을 모은 셈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狂) 않고서는 미칠(及) 수 없다'는 신조를 가진 강씨에게는 어느 책 하나 손길이 가지 않은 것이 없어 애착이 간다.

그 중 더욱 애착이 가는 책은 1908년 육당 최남선 선생이 창간해 우리나라 최초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실은 '소년'지 창간호.

'1996년께 충북문학 100년을 기념해 육당 관련 소장자료를 모아 열었던 전시회에 육당의 넷째 아들 내외가 참석했다 고마움의 표시로 건네줬다'고 설명하는 강씨의 목소리에는 당시의 기쁨이 그대로 배었다.

고생을 마다 않는 강씨의 '책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던 가족들도 이제는 전폭적인 지원자가 됐다.

처음엔 가족의 눈치가 보여 책을 얻어도 문밖에 숨기거나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뒀다 모두 잠들고나면 들여가기도 했고, 책을 모으는 비용 때문에 5년전에야 비로소 자가용을 마련하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강씨는 "두 딸이 집에 놀러온 친구들에게 서재를 보여주며 '우리집에 차는 없어도 보물같은 책들로 가득하다'고 얘기하는 걸 봤을 땐 참 흐뭇했다"며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도 이제는 '아내가 없었으면 책을 어떻게 모았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도와준다"고 웃는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모은 책들을 학교 교육자료로도 활용하고 도서 전시회에도 출품하면서 보람은 배가 된다.

내달에도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해방공간의 도서들'이란 주제로 1945~1950년 당시 발간된 책들을 추려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조선어학회의 '한글 첫걸음'(1945년)이나 '정지용 시선'(1946년), '조선독립순국열사전'(1946년) 등 역사적 가치가 충분한 350여점의 도서를 선뜻 내놓은 강씨는 "소장자료로 국립박물관에서 전시회를 열게 돼 너무 기쁘다"며 "개인 박물관을 짓거나 도서관 등에 책을 기증해 모든 사람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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