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 전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자신을 축구의 길로 인도한 스승 김천호 충북도교육감의 별세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최 전 감독은 "많은 스승이 계시지만 선생님하고는 지금껏 끈끈한 사제 관계를 유지했다"며 "내게 기쁘거나 좋은 일이 생기면 조용히 계셨던 반면 역경과 고난에 처했을 때는 위로해 주셨다. 너무 슬프고 너무 죄스럽다"고 말했다.
그가 몹시 침통해 하고 있는 것은 김 교육감이 숨지기 이틀전에 고향 청주에 있었기 때문.
80년대 한국축구의 대표적인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으며 19일에는 수원에서 열린 유니세프 자선기금 마련 한.일 국가대표 OB전에 출전하기도 했던 최 전 감독은 "미국에서 지내다 16일 입국한 뒤 17-18일 청주에 있었다. 워낙 바쁘시기 때문에 개인적인 일을 보고 조용할 때 뵈려고 했는데 너무 한스럽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 전 감독과 김 교육감의 인연은 지난 71년 시작됐다.
당시 청주 한벌초등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축구부를 지도했던 김 교육감은 달리기를 잘해 한눈에 들어온 최 전 감독에게 축구를 권유했고 최 전 감독 본인도 선뜻 축구화를 신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은 부모의 반대에 막혔으나 자신을 보살펴준 김 교육감의 집에 1개월간 생활하다 승낙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포항의 지휘봉을 놓을 때도 김 교육감에게 심정을 토로했다는 최 전 감독은 "운동하느라 수업을 빼먹으면 나중에 따로 가르쳐줄 만큼 인자하신 참스승이었다"고 회고했다.
최 전 감독은 " '옥천 모중학교 교감 자살사건'을 신문에서 보고 괴로워하실 선생님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며 "청렴한 참교육자인 만큼 좋은 곳에 가실 것"이라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