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백일(百日) 잔치는 부모와 세상의 조력을 떠나 자조 능력이 한 과정에 이르렀다는 일종의 통과 의례로, 홀로서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행사입니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충남 공주시 한일고등학교(교장.김종모)가 올해 입학한 1학년생 150명을 위한 '입학 百日잔치'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12일 오후 2시부터 학교 운동장, 체육관, 소극장, 식당 등에서 펼쳐진 백일 잔치에는 학생은 물론 교직원, 학부모가 모두 참여해 다양한 이벤트 행사로 입학 100일을 자축했다.
방송부 학생들이 빡빡한 교육 프로그램의 '한일고의 하루'를 소개하자 학부모들은 교직원들에게 고마움의 눈길을 보내면서도 기숙사 생활을 통해 열심히 홀로서기를 배우고 있는 자녀들의 모습에 대견해했다.
또 '우리들의 솜씨'란 주제로 소극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학생들은 중창, 사물놀이, 댄스 공연, 합창 등 틈틈이 배운 실력을 뽐냈다.
이어 1학년 이호영(18)군과 학부모 이명숙씨가 '부모님께 드리는 글'과 '아들에게'란 글을 낭독하자 기숙사 생활을 하며 부모를 그리워하는 학생과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아들의 늠름한 모습을 본 학부모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들은 또 줄다리기, 한몸 계주, 엄마의 블로킹이 보고 싶습니다(배구), 아버지의 드리블을 보여 주세요(축구) 등의 경기를 함께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특히 홀로서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백일 떡 자르기' 때는 학생, 학부모 대표와 교장선생이 함께 시루떡을 자르는 순간 학생들은 환호와 박수로 자축하며 남은 학교생활도 알차게 보낼 것을 다짐했다.
김종모 교장은 "기숙사 생활로 남들보다 홀로서기가 중요한 학생들에게 학습과 생활에 대한 자립적인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의미에서 '백일잔치'를 기획했다"며 "이를 계기로 학부모는 자녀의 걱정을 덜고 아이들은 선생과 학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더욱 잘 알게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