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1시.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호동초등학교 4학년 4반. 검은 피부의 낯선 이방인이 40여명의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일 교사로 나섰다.
지난해부터 의정부지역 초.중생들이 용돈을 아껴가며 모은 동전으로 케냐에 교육기관을 설립해 주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 데니스 노엘 오듀아 아워리(50) 케냐대사가 아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의정부를 찾은 것이다.
아워리 대사의 방문에 아이들은 일제히 스와힐리어로 '안녕하세요'를 뜻하는 '잠보(Jambo)'를 외치며 반갑게 맞이했다.
일본에 상주하는 아워리 대사는 이날 행사를 위해 도쿄(東京)에서 한국으로 날아왔다.
아워리 대사는 학생들에게 케냐의 자연환경과 문화 등을 소개하는 시청각 교재를 보여주며 "부모님에게 꼭 한번 케냐를 방문하자고 말하라"고 권유하는 등 시종일관 어린이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케냐의 교육여건을 묻는 한 어린이의 질문에 아워리 대사는 "케냐의 경우 의정부처럼 시설이 좋은 학교가 없다"며 "개인적으로 케냐의 교육환경 개선에 도움을 줘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워리 대사는 40여분의 강의가 끝난 뒤 어린이들이 케냐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등을 소재로 한 전통노래 '잠보 케냐'를 합창하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한빛나(11.여)양은 "케냐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용돈 이외에 심부름을 하며 받은 돈을 아껴 저축했다"면서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다"고 말했다.
일일교사를 마친 아워리 대사는 곧바로 민락동 부용초등학교를 방문, 어린이들과 외국어대학생들이 준비한 케냐 민속춤과 전통음식을 함께 체험했다.
이어 학생들은 그동안 모금한 2만5천개의 저금통으로 세계지도와 '친구야 사랑해'라는 글자를 만들어 아워리 대사를 감격시켰다.
의정부교육청은 지난 2004년부터 관내 37개 초.중교 학생들과 함께 케냐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모금활동을 시작, 지난해 1차로 8천500여만원을 로로키 지역 유치원 설립기금으로 기증했으며 올해도 초등학교 건립을 위해 유치원생들까지 동참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