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은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실시된 2006학년도 수능 모의평가에 EBS 수능방송과 인터넷 강의 내용이 75~80%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EBS측은 이날 내놓은 영역별 분석자료에서 "언어영역은 전체 60문항 가운데 80%인 48문항이 EBS 수능강의 교재 지문이나 내용, 유형, 자료 등과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됐다"고 설명했다.
지문 자체가 수능강의 교재에서 다뤄진 것이 많았고 문항도 그 틀을 유지하면서 다소 다른 문제들로 변형해 출제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
EBS는 최승호의 '북어'는 교재에 2차례나 제시된 작품이고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는 시문학에서, 고전소설 '서동지전'은 소설문학에서 각각 다룬 작품이며 연어의 회귀성을 통해 과학적 지식의 생성을 다룬 과학지문에서 출제된 문항 가운데 일부는 EBS 교재와 문제유형은 물론 <보기>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반영률은 그러나 지난해 6월 및 9월 모의수능이나 본수능(83.3~86.7%)보다는 떨어진 것이다.
2교시 수리영역도 '가'형은 선택과목을 포함해 총 40문항 가운데 30문항(75%), '나'형은 30문항 가운데 23문항(76%)이 EBS 교재의 문제유형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예컨대 모의수능 '나'형 26번 문항은 EBS 인터넷 수능 '수열/수열의 극한'에 나온 문항과 나머지 정리를 이용해 두 수열의 일반항을 구한 뒤 수열의 극한값을 찾는 것으로 함수의 형태가 유사하고 나머지를 구하는 방법 등도 같다는 것.
수리의 EBS 반영률은 지난해 두차례 모의수능(50~75%)보다 높거나 비슷하고 본수능(82.5~83.3%)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수준이다.
외국어(영어) 영역은 50문항 중 문항유형 활용 26문항, 주제ㆍ소재 활용 5문항, 어휘ㆍ숙어 활용 2문항, 대화ㆍ담화ㆍ지문 활용 7문항 등 40문항(80%)이 출제의 형식과 취지가 교재와 유사했다고 EBS는 강조했다.
EBS는 지난해 모의수능에서 38~39문항, 본수능에서는 41문항이 EBS 교재 내용과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놨었다.
특히 지문이 거의 같은 이른바 '적중(的中)' 문항도 '여자가 찾고 있는 가방'을 그림에서 찾는 듣기 1번 문항과 재택근무에 대한 고용주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쓴 글이 지문으로 나온 33번 문항을 비롯해 모두 7문항에 달했다는 것.
4교시 탐구영역의 경우 사회탐구는 11개 과목 각 20문항 가운데 14(70%)~17문항(85%) 등 평균 75.5%가, 과학탐구는 8개 과목 각 20문항 중 12(60%)~18문항(90%) 등 평균 76%가 EBS 교재 내용과 엇비슷했다.
지난해 본수능에 비해 두 영역 모두 5~9%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험생들이 EBS 수능방송 및 인터넷 강의와의 연계 내용 또는 정도를 체감할 수 있도록 했고, 그 방식으로 영역 및 과목별 특성에 따라 지문을 확장 또는 축소하는 방법, 도형ㆍ삽화ㆍ그림을 이용하는 방법, 상황을 활용하는 방법, 중요 지식ㆍ개념ㆍ원리ㆍ어휘를 사용하는 방법 등이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입시학원들은 "EBS가 내세우는 유사 문항이 핵심적인 교과내용으로 대부분 교과서, 참고서에 수록돼 수험생에게 익숙한데다 EBS 수능강의 뿐 아니라 일반 시중 참고서나 문제집에서도 다뤄지는 내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