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이어진 대학 등록금 규제로 사립대학이 보전받지 못한 등록금 결손이 20조7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등록금 인상으로 학생과 가계의 부담도 늘면서 정부 재정지원 확대와 고등교육 비용 분담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고영선)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EDI Brief’ 제20호 ‘등록금 규제 15년, 이제 고등교육 비용을 정부와 함께 나눌 때다’를 발표했다. 서영인 선임연구위원이 작성한 보고서는 등록금 규제가 대학 재정과 학생 부담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3년 사립대학의 누적 등록금 결손은 29조8977억 원으로 추산됐다. 국고보조금으로 보전된 금액은 9조1854억 원(30.7%)에 그쳐 20조7123억 원(69.3%)이 보전되지 않았다. 등록금 결손은 매년 법정 상한까지 인상했다고 가정한 수입과 실제 등록금 수입의 차액이다.

사립대학의 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은 2011년 769만 원에서 2023년 757만 원으로 줄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등록금은 610만 원으로 2005년 수준이었다. 반면 매년 법정 상한까지 인상했다면 2023년 등록금은 1084만 원으로 추정됐다.
등록금 동결 기간 대학의 재정규모도 감소했다. 국가장학금 이중계상분을 제외한 사립대학 순세입은 명목상 1.7% 줄었지만, 물가를 반영하면 20.9% 감소했다. 연구비는 실질 기준 31.8%, 실험실습비 17.0%, 도서구입비 38.8% 줄었다. 교직원 보수도 실질 기준 4.2% 감소했다. 사립대학은 2012년부터 12년 연속 운영수지 적자를 기록했으며, 누적 적자는 23조4411억 원이었다.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지원은 2011년 8조2000억 원에서 2023년 18조9000억 원으로 2.3배 늘었다. 그러나 학자금 지원이 5.7배 증가한 데 비해 대학에 대한 일반 재정지원사업은 2.2배 증가하는 데 그쳐 대학의 재정 결손을 보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등록금 인상으로 학생 부담도 증가했다. 2025학년도에는 4년제 대학의 70.5%, 2026학년도에는 67.7%가 등록금을 올렸다. 연구진이 추산한 2년간 학생 1인당 누적 추가 부담은 70만1000원으로, 재학생 140만 명 기준 약 9822억 원이다. 다만 장학금 지원을 반영하지 않은 명목 금액이다.
정부의 고등교육 투자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돌았다. 2022년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8.5%였으며, 정부 직접지출은 6617달러로 평균(1만5102달러)의 43.8%에 그쳤다. 학생 1인당 정부지출도 고등교육이 초·중등교육의 0.31배로 OECD 평균인 1.2배보다 낮았다.

연구진은 등록금 인상에 따른 정부의 추가 부담이 학생 수 감소를 고려하면 제한적일 것으로 추계했다. 모든 대학이 매년 법정 상한까지 등록금을 올리고 정부가 인상분의 절반을 부담할 경우 2030년 추가 소요는 연 3700억 원이다. 재학생 감소에 따른 국가장학금 절감액 3400억 원을 제외하면 연 300억 원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국가장학금 Ⅱ유형의 등록금 동결·인하 연계 조건을 폐지하되 예산은 삭감하지 않고 Ⅰ유형으로 통합해 학생 지원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등록금 인상 자율성을 확대하는 대신 인상분의 사용 계획과 집행 결과를 공시하고,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예산·결산 자료 제공과 의견수렴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생 1인당 고등교육 정부지출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학생 수 감소로 절감되는 국가장학금 예산을 고등교육에 재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정부 직접지출을 OECD 평균까지 높이려면 연간 약 18조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