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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가상교실서 수업역량 진단해 교사 성장 지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정책브리프
토론 갈등·실험 안전 등 실제 상황 구현
판단·대응 진단해 맞춤형 연수와 연계
수업설계·실행·평가·성찰 4영역 체계화

교사가 가상의 교실에서 학생 간 토론 갈등이나 실험 중 안전 문제에 직접 대응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판단과 의사결정 역량을 진단받는 시스템이 개발된다. 평가 결과로 교사를 줄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교사가 자신의 강점과 보완점을 확인하고 맞춤형 연수와 반복 연습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은 최근 연구·정책브리프 제44호 ‘수업 및 평가 역량 제고를 위한 시뮬레이션 기반 교사 역량 진단 시스템 구축’을 발간하고 이 같은 교사 역량 진단체계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기존 자기보고식 진단이나 지필검사로는 실제 수업에서 교사가 학생의 반응과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판단하는지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평가원은 교사의 수업·평가 역량을 ‘수업 설계-수업 실행-학생 평가-성찰’의 4개 영역으로 체계화했다. 수업 설계에는 학습자 분석과 교육과정 재구성, 교수·학습 전략 설계 등이 포함되고 수업 실행에서는 교실 상호작용과 수업 운영, 디지털 도구 활용 등을 살핀다. 학생 평가에서는 평가 설계와 도구 개발, 채점·피드백을, 성찰에서는 수업·평가 활동에 대한 성찰과 자기계발 등을 다룬다. 네 영역은 서로 연결돼 순환하는 구조다.

 

기존 교사 역량 진단 방식과도 차이가 있다. 자기보고식 평가는 교사가 스스로 역량을 돌아볼 수 있지만 주관적 판단이나 자신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개입할 수 있다. 지필검사는 전문지식을 측정하기에는 적합하지만 실제 수업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수업 관찰 역시 공개수업 등 제한된 상황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평가원은 교사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를 넘어 실제와 유사한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는가’를 진단하는 시뮬레이션 방식을 제시했다. 학생의 특성과 반응, 수업 맥락 등 여러 정보를 종합해 지속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교직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평가원은 사회·과학·수학 교과에서 총 7개의 예시 문항을 개발하고 이 가운데 사회와 과학 각 1개 문항을 실제 시스템으로 구현했다. 사회에서는 논쟁 문제 토론 수업, 과학에서는 실험수업 안전관리, 수학에서는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통계 프로젝트 수업 등의 상황을 활용했다.

 

사회과 문항에서는 모둠 토론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등장한다. 교사는 학생이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확인한 뒤 반응과 상황을 종합해 학습 참여를 지원할 지도방법을 선택한다. 단순히 정답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반응을 살피고 적절한 교수적 개입을 판단하는 과정을 진단하는 방식이다.

 

과학과 문항은 실험수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다룬다. 과산화수소와 이산화 망가니즈를 활용한 실험 도중 학생이 눈의 따가움을 호소하면 교사가 학생의 상태와 실험 환경을 확인하고 필요한 안전조치를 판단해 대응하도록 했다. 수업 후에는 보다 안전한 실험수업을 위한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능력도 진단한다.

 

 

평가원은 이 시스템의 목적을 교사 평가보다 전문성 개발에 뒀다. 보고서는 “교사의 역량을 평가하여 이를 역량 순으로 줄세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교사가 자신의 수업·평가 역량을 스스로 진단하고 전문성을 성장시키는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진단 결과에 따라 필요한 상황을 반복 연습하고 수행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뒤 다시 진단하는 방식이다. ‘진단-연습-피드백-역량 개발-재진단’으로 이어지는 순환체계를 통해 교사의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예비교사 교육과 현직교사 직무연수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 교실에서 경험하기 어렵거나 충분히 반복하기 힘든 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제공해 문제 상황에 대한 판단과 대응을 연습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필요한 연수와 학습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신규·복직 교원의 현장 적응 지원에도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평가원은 향후 진단 문항과 점수·피드백 체계를 고도화하고 시스템 개발과 타당화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교사의 자기주도적 역량 개발과 교원 양성·연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성장 지원체제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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